제27화
이번에는 심유나의 고모였다.
“유나야, 너 미쳤니? 고씨 가문 사모님으로 사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데 이혼을 하려고 해? 우리 입장은 생각해 본 적 없니? 우리 아들은 이제 막 정직원이 됐어. 그런데 오늘 상사가 불러서 곧 잘릴 테니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대. 네가 내 아들 인생을 망쳤다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심유나의 고막을 찔렀다.
그 뒤로도 셋째 삼촌, 넷째 이모, 사촌 오빠, 사촌 여동생 등 고림 그룹 자회사나 계열사에서 일하던 친척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들 모두 자신이 오늘 회사에서 무시를 당했다든가, 한직으로 밀려났다든가, 해고당했다든가 하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심지어 그들의 말은 놀라울 만큼 똑같았다.
“너 바보야? 재벌가 사모님으로 살면 얼마나 좋아? 왜 쓸데없이 문제를 일으켜?”
“우리 집안에 너처럼 출세한 애가 나왔다고 좋아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네가 모든 걸 망쳐놨어!”
“어서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하며 용서를 빌어!”
“세상에 바람 안 피우는 남자가 어디 있다고 그래? 조금만 참아. 우리한테 피해 끼치지 말라고!”
한때는 웃는 얼굴로 그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던 친척들이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모진 말들로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다.
다들 그녀가 철이 없다고, 그녀가 고태준의 심기를 건드려서 자신들까지 피해를 봤다고 했다.
옆에 있던 이동현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심유나를 향한 비난을 들은 이동현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코끝이 찡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통화를 끝낸 심유나를 바라봤다.
심유나는 가녀리고 여위었지만 누구보다도 꼿꼿이 서 있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으나, 그녀의 표정에서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 자의 처연함이 보였다.
이동현은 순간 소름이 돋았다. 설마 고태준이 정말로 심유나를 굴복시키려고 그녀의 가족들에게 손을 쓴 걸까?
정말 그런 미친 짓을 했다면 절대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그가 심유나였어도 그런 짓을 한 고태준을 증오했을 것이다.
심유나는 당혹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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