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전화는 금세 연결됐다.
전파를 타고 맑고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도 대표님! 강소현입니다. 업무 중이신데 방해된 건 아니죠?”
전화기 너머에서 남자가 가볍게 웃었다.
“아니에요.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했어요?”
“유나는 옆에 있나요? 잘 지내고 있죠?”
대놓고 화제를 심유나에게로 돌리자 강소현이 심유나를 향해 눈을 찡긋했다.
심유나의 심장이 반 박자 늦게 뛰었다.
강소현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도 대표님, 저희가 사업 하나 제안할 게 있어서요.”
“사업이요?”
도현우의 목소리에 흥미가 살짝 묻어났다.
“유나랑 제가 같이 창업하려고 해요. 자수 브랜드인데, 이름도 이미 정해놨어요. ‘운직’이라고 해요.”
강소현은 숨도 안 쉬고 말을 쏟아냈다. 마치 세상에서 제일 귀한 보물을 팔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지금 준비는 거의 다 끝났고, 안목 있는 투자자 한 분만 있으면 됩니다.”
휴대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
심유나의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다음 순간, 정중한 거절이 돌아올 것만 같았다.
수익 회수는 느리고 전망도 아직은 불확실한 사업. 성공 확률을 중시하는 도현우가 과연 인연만으로 투자해 줄까.
“사업 계획서는 있나요?”
역시나 도현우다운, 차분하고 이성적인 질문이었다.
강소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아직... 그렇게 정식으로 만든 건 없어요.”
“괜찮아요.”
휴대폰 너머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부드럽고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전 두 사람의 안목을 믿어요. 특히 유나를요.”
그 말에 강소현은 ‘이거 둘 사이 뭔가 있는 거 아냐?’라는 표정까지 대놓고 지었다.
심유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얼굴은 저절로 달아올랐다. 기세가 오른 강소현이 용기를 내 숫자를 불렀다.
“대표님, 초기 자금으로 2억 정도가 필요해요.”
“2억으로는 부족할 거예요. 6억 드릴게요.”
도현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강소현의 입이 떡 벌어졌다.
6억?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도현우가 덧붙이자, 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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