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옆에서 강소현이 미친 듯이 눈짓을 보내왔다.
어젯밤 심유나가 말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해 두지 않았다면, 강소현은 지금쯤 고개를 끄덕였을 게 분명했다.
“이분이 현우가 말하던 심유나 씨인가?”
문 쪽에서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체구가 제법 있는 남자가 들어섰다. 이 작업실의 주인, 주진태였다.
간단한 인사가 오간 뒤, 주진태는 시원하게 결론을 내렸다.
“현우 친구니까 그냥 가져가요.”
“오늘은 내가 쏩니다. 저녁에 미음재 가서 한잔하죠. 마침 거기 옷감 쪽 하는 지인들도 몇 명 있는데, 소개해 줄게요.”
인맥을 넓힐 절호의 기회였기에 심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 대신 강소현은 함께하지 못했다.
“유나야, 난 할머니랑 있어야 할 것 같아. 어젯밤 혈압이 좀 높으셔서 좀 걱정돼.”
“응, 다녀와.”
“너 혼자 괜찮겠어?”
강소현이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투자자 두고 혼자 다니는 법이 어디 있어요.”
도현우가 자연스럽게 말을 받았다.
“걱정 마요. 유나를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줄게요.”
강소현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도현우가 있는데, 누가 감히 심유나에게 함부로 하겠는가.
해가 완전히 졌다.
미음재의 가장 큰 룸엔 술잔이 오가고 연기가 자욱했다. 주진태를 비롯해 세강시에서 꽤 이름난 부자 서너 명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심유나가 들어서는 순간, 시끌벅적하던 룸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
오늘 그녀는 소박한 아이보리색 원피스에 울 숄을 걸치고 있었다. 머리는 대충 올려 묶었고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차갑고 부서질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따뜻한 조명 아래, 하얀 피부가 유난히 눈에 띄며 남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자자, 심 사장님 맞죠? 아까 주 사장한테 얘기 들었어요. 여기 앉아요.”
얼굴에 살집이 가득한 남자가 옆자리를 툭툭 두드렸다.
심유나가 움직이기도 전에 큰 손이 어깨에 가볍게 얹히더니 그녀를 다른 쪽으로 이끌었다.
“우린 같이 왔으니까 제 옆에 앉으면 됩니다.”
도현우의 손바닥은 넓고 따뜻했다. 여러 겹의 옷을 사이에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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