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세강시, 운직 공방.
심유나는 사다리 위에 올라 천장 가까이에 달린 환기창 하나를 닦고 있었다.
어젯밤, 그곳을 떠난 뒤로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다. 눈만 감으면 도현우와 밀착된 장면들이 자꾸만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임신해서 호르몬이 불안정한 거야...’
심유나는 몸을 혹사하듯 일을 하며 스스로를 마비시켰다. 다행히 오늘은 도현우에게서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
대신, 비서가 필요한 서류와 보양식을 정중하게 전해왔다. 딱 적당한 거리감에 심유나는 그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유나야! 그만 닦고 내려와서 물 좀 마셔!”
강소현이 배달 음식이 든 커다란 봉투 두 개를 들고 들어왔다가, 아직도 사다리 위에 있는 심유나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녀는 허겁지겁 달려와 사다리를 붙잡았다.
심유나는 이마의 땀을 훔치고 천천히 사다리에서 내려왔다.
“괜찮아. 그냥 몸 좀 움직이려고.”
“움직이긴 뭘 움직여!”
강소현이 ‘임산부’라는 말을 꺼내려다, 주변에 인테리어 기사들이 있는 걸 보고 급히 말을 삼켰다.
대신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너 지금 우리 작업실 최우선 보호 대상이거든?”
심유나는 작게 웃으며 손에 끼고 있던 앞치마를 풀었다. 자리에 앉아 막 밥을 먹으려던 순간, 옆에 둔 공구함 위의 휴대폰이 미친 듯이 진동했다.
화면에 뜬 이름은 ‘아빠’였다.
순간, 기분이 반쯤 가라앉았다.
심유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통화 종료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려두고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전화를 받았다.
큰일이 아니고서야 심석진이 먼저 전화할 리가 없었다. 대개 돈 때문일 것이다.
“여보세요...”
“이 재수 없는 년아! 너 진짜 날 잡아먹을 작정이냐?”
휴대폰 너머에서 터져 나오는 고함은 스피커폰을 켜지 않았는데도, 두어 미터 떨어져 있던 강소현의 귀에까지 또렷이 들릴 정도로 컸다.
심유나는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귀에서 조금 떼어 냈다.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냐고? 네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소리를 해?”
심석진은 무언가를 집어던지는 듯했다. 배경에는 요란한 소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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