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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심유나는 끝내 고태준의 번호를 누르지 않았다. 휴대폰을 책상 위에 툭 던져 놓고 고개를 숙인 채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소현은 화가 나면서도 가슴이 아팠다. “일단 밥부터 먹자. 먹고 나서 방법을 생각해도 늦지 않아.” “...먹기 싫어.” 강소현은 말없이 배달 음식 상자를 심유나 앞으로 밀어 놓았다. “사람은 건강이 우선이야. 그리고 너 지금 혼자 아니잖아.”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작업실 문이 벌컥 열렸다. 문밖에서 눈부신 빛이 쏟아져 들어왔고 역광 속에 키 큰 남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너무도 익숙한 그 모습엔 타고난 위압감이 서려 있어, 작업실 안에서 분주히 손을 움직이던 사람들마저 저도 모르게 동작을 멈췄다. 고태준은 그녀를 찾아온 듯했다. 몸에는 여전히 딱 맞는 값비싼 정장을 걸치고 있었지만, 넥타이는 느슨하게 풀려 있었고 머리도 평소보다 흐트러져 있었다. 그 덕에 한층 거칠고 야성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 “여긴 무슨 일이에요?” 강소현이 벌떡 일어나 심유나 앞을 가로막았다. “내 아내 찾으러 왔으니 비켜요.” 고태준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지나쳐 심유나에게 다가갔다. “아내? 누가 당신 아내인데요?” 강소현이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분노했지만 심유나가 그녀를 붙잡았다. 심유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고태준의 시선이 그녀의 창백하고 앙상해진 얼굴에 머물렀다. 그는 무심코 손을 뻗었다.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애지중지 보살핀 사람인데, 얼마 되지도 않아 18살 때보다 더 말라 있었다. 심유나는 그의 손길을 피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자 고태준은 체면이 상한 듯 손을 거두고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최 여사님 집에 갔다가 너를 못 봤어. 물어보니까 작업실을 차렸다고 하더군.” 고태준은 주변을 훑어봤다. 공간은 제법 넓었지만 집기나 물건들은 전부 낡아 보였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이런 데서 작업실을 한다고?” 심유나는 대답하지 않고 곧장 본론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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