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백하윤이라는 핑계만 사라지면 유나가 나랑 집에 안 돌아올 이유도 없어.”
“유나를 위해서라면 정말 피를 쏟는구나.”
고태준이 히죽 웃었다.
“돈은 없어지면 다시 벌면 되지만 아내를 잃으면 남은 인생이 전부 고달파지거든.”
도현우는 고태준의 입에서 ‘아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썩 달갑지 않았다.
“솔직히 네 조건이면 여자가 어디 한둘이냐. 유나가 꼭 너한테 가장 잘 맞는 사람은 아닐 수도 있어.”
고태준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건 네가 아직 마음에 쏙 드는 여자를 못 만나 봐서 그래.”
“마음을 주면 그 사람이 떠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고문을 당하는 것보다 더 아픈 거야.”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아직 할 수 있는 걸 다 해 보지도 않았어.”
“게다가 유나는 날 사랑하고 나도 유나를 사랑해. 다만 서로 생각이 조금 다른 것뿐이야.”
“절대 풀 수 없는 문제 같은 건 아니라고.”
“그러니까 내가 말하려는 건...”
도현우는 급히 말을 끊었다. 연애 이야기로 열 오른 고태준의 토크를 듣고 싶지 않았으니까.
“알겠어, 알겠어. 내가 연애 경험 없는 솔로라서 모르는 걸로 하자.”
모를 리가 있나. 고문 같은 고통을 그는 해마다 겪고 있었다.
도현우와 고태준의 사교 장소는 많은 부분이 겹쳐 있었다. 심유나가 가끔 얼굴을 비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고태준이 참석하는 모임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막상 가서 두 사람이 다정한 모습을 보면 그건 또 다른 고문이었다.
‘고태준, 이 고통 곧 네 차례가 될 거야.’
“임 비서.”
도현우가 비서 내선으로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백하윤, 남극 탐험 투어 하나 잡아 줘. 고태준이 특별히 준비한 깜짝선물이라고 전해.”
“그리고 성서 쪽 땅 입찰, 프로젝트팀에 준비하라고 해. 고림이 빠진다니까 이번엔 우리가 무조건 가져와야 해.”
“알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직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시간.
심유나와 강소현이 작업실 앞에 도착했을 때 검은색 밴 한 대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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