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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심유나는 비웃음을 참지 못하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고태준도 없는데 그 불쌍한 척은 그만두지? 이 애가 고태준 자식일 리 없어. 고태준은 최소한의 도리는 아는 사람이니까. 차라리 우리가 이혼한 뒤에 이런 얘길 했다면 조금은 설득력이 있었겠네.” 백하윤의 입가에 걸린 웃음이 딱딱하게 굳었다. 심유나의 반응이 예상과 전혀 달랐던 모양이었다. “언니, 내 말이 안 믿기겠지만 난 정말 우리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태준 오빠랑...이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그녀는 말을 하며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어루만졌다. “태준 오빠는 요즘 언니 일 때문에 많이 힘들어해요. 언니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거든요.” “날 설득할 생각이면 관둬.” 심유나는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쏘아붙였다. “그 사람과 내 문제는 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니까.” “어머, 내가 왜 상관이 없어요?” 백하윤의 웃음기가 도발적으로 변했다. 연약한 척하던 가면이 드디어 찢겨 나간 것이다. “심유나, 당신도 참 뻔뻔하네요.” 그녀는 한 걸음 다가와 독기 서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태준 오빠한테 그런 수모를 당하고도 아직 이혼 안 하고 버티는 거예요? 개가 뼈다귀 물고 안 놓는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추하게 굴어요?” 심유나는 일그러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실소를 터뜨렸다. “내가 이혼해 준다고 쳐. 근데 고태준 핏줄도 아닌 애를 앞세워서 그 집안 며느리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에 백하윤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지껄이는 거예요! 이건 하늘이 두 쪽 나도 태준 오빠 아이라고요!” “그래? 축하한다.” 심유나는 귀찮다는 듯 내뱉었다. “볼일 끝났으면 난 먼저 갈게.” “잠깐만!” 백하윤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을 돌아 심유나를 붙잡으려 했다. “내 말 아직 안 끝났어요!” 심유나는 몸을 비틀어 그녀의 손을 피했다. “너랑 할 얘기 없어.” 그녀는 뒤도 안 돌아보고 카페 출구로 향했다. 카페 밖은 백화점 중앙 광장이었고 바로 옆에는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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