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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고태준은 문 유리에 비친 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순간, 가슴속 불길이 들불처럼 번져 이성을 집어삼켰고 억눌러왔던 모든 자제력이 그 한 장면으로 인해 타올라 재가 되어버렸다. 쾅! 묵직한 병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벽에 부딪혔고 고요했던 방 안에는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정적은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도현우는 갑작스러운 소란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물기가 묻은 휴지를 쥔 채 손목을 가볍게 움직여 발치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고는 아주 천천히 몸을 돌렸다. 도현우는 고태준을 훑어보며 마치 나무라는 듯한 어조로 입을 뗐다. “왜 이렇게 요란하게 들어오냐? 유나가 막 깨어나서 어지러워해. 시끄러우면 안 돼.” 마치 자신이 이 방의 주인이라도 된 듯한 그 태도에 고태준의 관자놀이 근처 푸른 힘줄이 꿈틀댔다. 고태준은 침대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도현우의 몸을 거칠게 밀쳐냈다. 도현우는 반걸음 정도 비틀거렸지만, 금세 중심을 잡고는 여전히 온화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는 오히려 너그러운 척 설명까지 덧붙였다. “방금 물을 먹여주다가 턱에 좀 흘렸길래 닦아주던 참이었어.” 완벽하게 타당한 이유였고 상황은 고태준을 마치 억지나 부리는 미친 사람처럼 몰아가고 있었다. “그래?” 고태준의 눈빛에 짙은 의구심이 서렸다. “간병인을 불렀으니 곧 올 거야. 유나는 어지러워서 몸을 일으킬 힘도 없거든.” 도현우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자 고태준은 할 말을 잃고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그가 채 분노를 터뜨리기도 전에 침대 위의 심유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갓 깨어난 듯 여리고 갈라진 목소리였지만, 그 속에 담긴 서늘함은 비수와 같았다. “여긴 왜 왔어요?” 들끓던 고태준의 분노 위로 차가운 얼음물이 끼얹어졌다. 그는 억지로 감정을 누르며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내 마누라가 다쳤는데 당연히 와봐야지.” “아까 왔었잖아요.” 심유나가 시선을 내리깔자 속눈썹 아래로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만 나가줘요.” 고태준이 주먹을 꽉 쥐며 낮은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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