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누군가에게 목을 졸리는 듯한 착각에 뒷덜미가 서늘해졌다.
“태준이는 늘 덤벙대지. 하지만 고의는 아닐 거야.”
도현우는 물기를 닦아내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의 손가락 끝이 혈관 위를 부드럽게 문질렀다. 마치 겁먹은 고양이를 달래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중한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는 듯한 기묘한 감각이었다.
“어릴 때부터 귀하게만 자라서 남을 돌보는 법을 잘 모르거든.”
그의 따뜻한 숨결이 귓가에 닿았다.
맞는 말이었다. 그녀는 평생 고태준의 뒤를 쫓았고 그의 비위를 맞추며 살아왔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그의 눈치를 보는 게 일상이었다.
동창들 사이에서 그녀가 고태준의 ‘전용 집사’라 불렸던 것도 다 그 때문이었다.
심유나는 눈을 감았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복잡한 감정이 가슴속에서 피어올랐다.
선을 넘는 이 친밀함이 두려워 벗어나고 싶었지만, 고태준이 안겨준 시린 고통 때문인지 이 위험한 온기라도 붙잡고 싶었다.
새벽녘, 어김없이 악몽이 그녀를 덮쳤다.
꿈속의 고태준은 매정하게 등을 돌렸고 육중한 문이 그녀를 가로막았다.
“가지 마...”
심유나는 꿈결에 신음하며 허공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그때 따뜻하고 마른 커다란 손이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빈틈없이 꽉 움켜쥐는 손길이었다.
도현우는 그녀를 깨우는 대신, 몸을 숙여 그녀를 이불째 품에 안았다. 그리고 귓가에 끊임없이 속삭였다. 그 소리는 마치 나지막한 한숨 같았다.
“나 여기 있어. 네가 원할 땐 언제든 네 곁을 지킬게.”
...
이튿날 아침.
병실 문이 열렸다.
고태준이 아침의 찬 공기와 묘한 흥분감을 머금은 채 성큼성큼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서류 한 뭉치가 들려 있었고 얼굴에는 마치 큰 공이라도 세운 듯한 득의양양한 기색이 역력했다.
“유나야, 깼어? 몸은 좀 어때?”
고태준은 서류를 펼쳐 심유나 앞에 놓았다.
“그 성가신 파리 새끼들, 내가 다 해결했어.”
침대 머리에 기대어 고태준의 흥분한 모습을 지켜보던 심유나의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