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식초 좀 넣고 파는 듬뿍 넣어서. 맞지?”
그녀의 사소한 식성까지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심유나는 이번엔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고 말았다.
그녀는 서둘러 등을 돌리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세 시간 후, 고태준은 회사의 급한 일들을 처리하고 미친 듯이 병원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병실엔 정적만이 감돌 뿐이었다.
그는 지나가던 간호사의 팔을 낚아채듯 잡았다.
“여기 있던 사람 어디 갔어요?”
“도현우라는 분이 모시고 가셨는데요.”
도현우...
고태준은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고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무력감이 파도처럼 덮쳐왔다.
홧김에 내지른 발길질에 쓰레기통이 나동그라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도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그는 외쳤다.
“유나 어디 있어? 당장 전화 바꿔!”
수화기 너머로 도현우의 평소처럼 온화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막 잠들었어. 태준아, 안심해. 일단 여기서 몸 좀 추스르게 두자고.”
한편, 객실 욕실에서 샤워를 마친 심유나는 그제야 갈아입을 옷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했다.
그녀는 수건 한 장만 걸친 채 어쩔 줄 몰라 하며 서 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도현우였다.
“저... 입을 옷이 없어서요.”
그녀가 문 너머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문이 살짝 열리더니 마디가 굵고 단단한 손 하나가 안으로 쑥 들어왔다.
그 손에는 정갈하게 접힌 남성용 흰 셔츠가 들려 있었다.
도현우의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문틈을 타고 그녀의 귓가로 파고들었다.
“이것밖에 없네. 아쉬운 대로 이거라도 입어.”
심유나가 받아든 셔츠에서는 면 소재 특유의 느낌과 함께 싱그럽고 서늘한 우드 향이 배어 나왔다.
그녀는 셔츠를 갈아입었다.
헐렁한 깃이 어깨 아래로 흘러내리며 가녀린 쇄골이 드러났고 셔츠 자락은 허벅지 위를 아슬아슬하게 덮어 움직일 때마다 보일 듯 말 듯했다.
심유나는 옷자락을 몇 번 끌어내린 뒤 문을 열었다.
도현우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막 올라오던 참이라 두 사람은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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