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화 어마마마가 원하는 것
청하원으로 돌아오자 하지연은 곧장 원취옥의 상처를 살피려 했다. 그러나 원취옥이 손을 잡아 막았다.
“지연아, 먼저 자거라. 할 말은 내일 해도 늦지 않다.”
“아닙니다. 지금은...”
“내 말 잘 들어라. 지금은 네가 푹 자야 한다.”
원취옥은 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연은 창백하지만 고집스러운 원취옥의 얼굴을 보고 자신을 아끼는 마음이라 짐작하고는 일단 방으로 돌아갔다.
소희의 상처는 거의 아물어 있었다. 아마도 양 상궁이 정성껏 보살핀 덕일 것이다. 하지연이 집에 없는 동안, 감히 이곳에 와서 소동을 부린 자는 없었다.
양 상궁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그저 조용히 시중을 들고 물러섰다.
몸은 지치고 졸렸지만 머릿속은 쏜살처럼 돌았다.
비수의 내력은 의문스러웠으나 더 캐묻지 않았다. 내력이 무엇이든 지금 그 칼은 자신의 손에 있으니 그것 만으로 충분했다.
정승 가문이 다음에 어떤 수를 쓸지 본디 가장 먼저 따져야 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걱정이 더 컸다. 그건 바로 섭정왕부로 돌아갈 독고용재의 일이었다.
앞뒤 정황을 맞춰 보면 두 번째로 들이닥친 자객들의 뒤에 누가 있는지는 이미 드러났다.
‘예친왕은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돌아오기 전, 병력을 조정한다느니, 상처를 단단히 싸매라느니 하는 말이 들렸다. 돌아가면 피를 뒤집어쓰는 고통스러운 싸움이 기다리리라는 것을 예친왕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연의 예상은 아홉이 맞고 하나가 빗나갈 뿐이었다.
독고용재가 그 자객들을 베어 넘긴 뒤, 남회왕은 먼저 물러났다. 궁중의 소식이 퍼지기도 전에, 남회왕은 사람을 시켜 섭정왕이 자객들을 베었다는 말을 궁내에 흘렸다.
그래서였을까.
독고용재가 궁을 나서자마자 매복의 칼끝이 몰아쳤다.
남회왕은 성루에 서서 아래에서 벌어지는 살육을 굽어보았다.
그도 독고용재는 이미 대비했고 그쯤의 매복은 뚫고 나갈 힘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오늘 밤 이 습격은 필요했다. 독고용재가 한 명을 더 벤다면 그만큼 원수도 늘어날 것이다. 오늘 밤의 자객들은 모두 조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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