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화 막이 내리다
유씨는 아직 한 줄기 희망을 붙들고 있었다. 실제로는 약기운에 휩싸였던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아실에 들어선 뒤로는 내내 정신이 몽롱했고 끝내 진칠복을 보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말았다.
의원이 다가와 유씨의 맥을 짚었다. 잠시 뒤 고개를 저었다.
“부인께는 중독의 징후는 없사옵니다.”
하지연의 입가가 옅게 비뚤어졌다. 이런 종류의 정욕 독은 혈맥을 타고 서서히 흡수되어 금세 흔적이 사라진다. 애초에 강하게 쓰지도 않았고 한참이 지난 뒤라 맥으로 가릴 리가 없다. 피를 뽑아 본다고 해도 티가 날 가능성은 희박했다.
유씨는 절규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럴 리가 없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유씨가 벌떡 일어나 손가락을 원취옥에게 들이댔다.
“바로 너야... 네가 나를 모함했도다!”
원취옥은 앞을 보지 못해 어디를 가리키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대신 양 상궁이 앞으로 나서서 쏘아붙였다.
“또 우리 부인 탓으로 돌리는 겁니까? 누가 잘못만 하면 일단 우리 부인부터 물어뜯는군요. 정승댁 사람들은 다들 미친 겁니까? 저는 줄곧 부인 곁을 지켰고 정작에 부인은 눈도 보이지 않는데 무슨 수로 남을 해친단 말입니까!”
유씨는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화살을 돌렸다.
“내가 여기 왔을 때 네가 있었지. 네가 원취옥이 아실에서 기다린다며 들어가라 했다. 전부 너희들이 짠 계략이야. 왜 나를 이렇게까지 궁지로 몰아!”
양 상궁의 목소리는 얼음장 같았다.
“부인을 모함하더니 이젠 노비까지 물어뜯는군요. 제가 아니라고 하면 이번에는 제 주인인 황후 마마까지 모함하겠다는 말씀입니까?”
“잠깐만.”
최 대비가 고개를 치켜들며 양 상궁을 똑바로 보았다.
“네 말로는 내내 부인 곁에 있었다 했다. 그런데 저 아이는 줄곧 부인과 함께 있었다 하고 심지어 부인이 진칠복과 같이 있었고 자신에게 겉옷을 가지러 가라 시켰다 하지 않느냐!”
양 상궁이 담담히 답했다.
“그야 제가 알 바가 아니지요. 오늘 저는 내내 부인 곁을 지켰습니다. 큰아가씨께서 부인 눈이 불편하니 어디든 홀로 두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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