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54화 대청소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녀 또한 늘 조심스러웠으나 혼인만큼은 지나치게 ‘성급’했다. 사실 그녀는 오래전부터 하종수를 알고 있었다. 그는 열여덟에 벼슬길에 올라 줄곧 근신하며 백성을 위했고 스물둘이 되도록 혼인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총명하고 뜻이 높으며 사람을 다스리는 재주가 있다고 칭송했다. 그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그는 크나큰 포부를 드러냈다. 그의 침착함과 절제, 민첩한 지혜는 흔히 보는 재능 있는 사내들과는 달랐다. 그러나 한 번 잘못 디딘 발걸음이 천추의 한이 되는 법이었다. 하지연이 죽임을 당하기 전까지, 그녀는 하종수는 물론 진영용에게조차 깊은 원망을 품지는 않았다. 그가 말한 대로, 세상 사내가 모두 첩을 두는 판국에 어찌 그녀만이 하종수에게 일편단심을 바랄 수 있겠는가. 그녀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현숙한 아내가 아니었다. 질투심 많고 속이 좁아 작은 첩 하나도 품어내지 못했다. 그것이 곧 그녀의 원죄였다. 하지연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죽는 날까지 스스로만 탓했을 것이다. 하종수는 끝내 등을 돌려 떠났다. 그는 이 여인을 증오했다. 뼛속까지 미워했으나, 그 미움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불굴함에서 비롯되었고 그녀의 고고함에서 비롯되었으며 한때 자신을 그토록 사랑했으나 끝내 자신이 놓쳐 버린 지난날에서 비롯되었다. 많은 여인이 제 남편을 위해 자신을 굽히고 물러섰지만 그녀만은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감히 ‘연모했다’라 말할 자격이 없었고 그는 인정하려 들지도 않았다. 처음 그녀를 아내로 맞이했을 때조차, 안성왕과 그녀 곁 무리들에게 뽐내고 싶었을 뿐, 그 속에 연모의 기미조차 없었다고 그는 강변했다. 섭정왕부. 하지연은 오늘 왕부에 발을 들이자마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연못의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꽃을 심고 잡초를 뽑았다. 마지막에는 섭정왕 독고용재의 ‘특별한 허락’을 받아, 그의 방까지 정리하게 되었다. 그간은 줄곧 곁방에서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