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화 계획을 토론하다
양민희는 서문소경이 끌려가자 노기가 치솟아 곧장 방으로 들어가 서문소연에게 울분을 쏟아냈다.
서문소연은 밖에서 어지간한 소란이 있었음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데려온 시녀가 기별을 얻어 오긴 했으나 뜯어보면 조각난 말뿐이지 사건 전부는 아니었다.
이제 와서 양민희의 통곡 섞인 하소연을 듣자 서문소연의 미간이 옅게 구겨졌다.
“아까도 말씀드렸지요. 오늘은 제 혼례 날이니 소란을 일으키지 마시라 했습니다. 길일에 피를 보면 얼마나 흉한지 아십니까? 게다가 우리 사람만 잡혀 들어가고 하지연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으니 남 좋은 일만 시킨 셈 아닙니까.”
말끝에 남을 탓하는 기색이 섞이자 양민희도 성을 냈다.
“말은 참 가볍게 하는구나. 남 일인 듯 말이야. 겉으로는 말리는 체하고 속으로는 얼마나 하지연을 혼내 주고 싶었겠냐. 아니었으면 내가 하혜원을 어찌 끌어들였겠느냐. 이 지경이 되니 이제 와 발 빼겠다는 거니? 일이 성사되면 누가 이익을 볼 것 같으냐? 바로 너 아니냐!”
서문소연은 화를 가라앉히고 낮게 몸을 낮췄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작은어머니가 저를 위하신 줄 압니다.”
“그럼 어찌할 것이냐? 형부에서 내일 다시 문초한다고 하지 않느냐. 만약 일이 경조부로 넘어가기만 하면 그래도 융통이 좀 될 터인데...”
양민희는 더 이상 말씨름을 할 마음이 없었고 마음은 온통 아들 걱정으로 가득했다.
서문소연은 요즘 원취옥이 현부인으로 책봉되었고 하지연의 뒤에는 섭정왕이 있음을 떠올렸다. 그렇기에 하지연을 서둘러 치우지 못하면 머지않아 자신이 설 자리를 잃을 터였다.
하지만 오늘은 자신의 혼삿날이니 축하하러 온 손님들 앞에서 먼저는 하인의 피를 보았고 일이 더 커지면 감당이 안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문소연은 알면서도 분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대로 하지연이 빠져나가는 꼴은 차마 삼키기 어려웠다.
“그리고 지금 소경이가 잡혀갔으니, 정승댁도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니야? 난 하종수를 찾아갈 거다. 어찌 됐든 소경을 형조 감옥에서 꺼내 와야겠다.”
양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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