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화 원해도 줄 수 없는 것
대부인은 손을 들어 서문소연을 달래며 말했다.
“서두르지 말거라. 취옥이가 돌아오겠다고 하면 놔두거라. 어차피 언젠가는 돌아올 터 오늘이든 내일이든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네 신혼 날에 기어코 돌아오면 난처해지는 건 취옥이지 네가 아니다. 네가 정말 청하원에서 살고 싶다면 내가 취옥이를 내쫓아 다른 곳으로 거처를 내주면 그만이다. 걱정하지 말거라.”
서문소연은 대부인이 하는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그녀의 혼롓날이기 때문에 원씨가 돌아온들 난처해지는 건 그녀뿐이니 돌아와도 난무했다.
청하원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것은 별개의 문제였지만 그녀는 꼭 차지해야만 했다. 이래야만 앞으로 정승 댁의 안방마님은 오직 자신뿐임을 만천하에 알릴 수 있었다. 심지어 원씨조차 마음만 먹으면 내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성을 잃은 사람은 아니었다.
“어머님, 원씨는 지금 단청현주로 봉해졌습니다. 만약 원씨가 떠나려 하지 않으면 우리가 강제로 쫓을 수는 없습니다.”
대부인이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상처를 잘 치료하고 오늘 밤은 소상원에서 지내거라. 내일 내가 직접 취옥이와 이야기하겠다.”
그녀와 이 며느리는 오랫동안 제대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이제는 제대로 진지하게 한 번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만약 그녀가 정승 댁에 머물고 싶다면 설령 공주, 현주라고 하더라도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줄 터였다.
하지연이 원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안성왕은 이미 떠난 뒤였다. 양 상궁이 하지연에게 말하기를 안성왕은 오후에 떠났고 떠나기 전에 부인과 함께 식사했다고 했다.
“어머니는 어디 계십니까?”
하지연이 물었다.
“계속 호숫가 정자에 앉아 계십니다. 안성왕께서 떠나신 이후로 줄곧 그곳에 계십니다.”
양 상궁이 말했다.
하지연과 소희가 정자로 향했다. 과연 원씨는 그곳에 홀로 앉아 있었다.
소희에게는 잠시 기다리라 이르고 그녀는 홀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씨의 얼굴에 놓인 쓸쓸한 표정을 보고 하지연은 방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