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서문소연을 내치다
하종수는 울분을 삼키며 나서서 양민희에게 말했다.
“먼저 손을 놓으십시오. 무슨 일이든 말로 풀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양민희는 얼굴이 잿빛으로 되었다.
“언제 저와 말로 푼 적이 있었다고 그러십니까? 옆채에서 간신히 살아나 청하원에 누웠을 때 정승댁 사람들 가운데 누가 와서 내 말을 제대로 들어줬습니까? 정승 나리, 정승댁이 무사하려면 오늘 제게 분명히 답을 주셔야 할 겁니다. 큰아씨께서 화리를 원하는 일은 제가 참견할 바가 아닙니다만 서문소연과는 갈라서야 할 겁니다.”
“뭣이라?”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문화가 먼저 고함을 질렀다.
“그게 질투가 아니고 뭣이오! 작은어머니 되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가 있소? 어찌 그리 독한 말을 내뱉을 수 있단 말이오! 소연이는 이미 한 번 과부가 되어 본 아이인데 또다시 혼사가 깨지면 인생이 끝장날 것이오!”
양민희는 차갑게 응수했다.
“내 알 바 아니다. 자업자득일 뿐이지. 조용히 살고 싶었으면 나한테까지 덤터기를 씌우지 않았겠지. 내가 만만해 보이는 것이냐? 이 많은 해 동안 내가 큰 집안에 쓴 돈이 얼마인데 단 한 번도 내 공을 기억하지 않더니 이젠 날 죽이려고 들어? 돈을 바다에 던지면 풍덩 소리라도 나지만 너희한테 가져다 바치면 아무 소리도 없더구나!”
서문소연은 고통을 억누르며 하종수를 올려다보았다.
“서방님... 그리하지 않겠지요? 그렇지요?”
하종수의 얼굴엔 복잡한 빛이 스쳤다.
서문소연은 이미 상처를 입은 데다가 관아의 의심도 그녀에게 쏠린 터. 지금 서문소연을 포기하지 않으면 정승댁도 더러운 물을 뒤집어쓸 판이었다.
그러나 지금 진국공 앞에서 그 마음을 드러낼 수는 없어 하종수는 양민희를 보며 말했다.
“둘째 부인님, 말씀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저는 소연을 휴처할 수 없습니다.”
양민희가 코웃음을 쳤다.
“지나치다니요? 오히려 제가 정승 나리를 돕는 겁니다. 정승댁에서 저를 해치려고 든 죄과는 언젠가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만 서문소연은 다릅니다. 국공부의 사람으로서 제게 진 혜택이 얼마인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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