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섭정왕을 설득하다
하지연이 말했다.
“아닙니다. 감사합니다만 오늘 하루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갑자기 많이 먹으면 오히려 탈이 날 수 있어서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알겠습니다.”
양 상궁은 식사 상을 내려가게 하고 차를 달여 올리라 이른 뒤 밖으로 나가 대기했다.
하지연을 바라보는 독고용재의 눈빛에 묘한 빛이 스쳤다.
눈앞의 여인은 참으로 범상치 않았다. 양 상궁은 황후 옆에서 오랫동안 시중들면서 궁중의 온갖 냉혹함을 다 겪었는데 고작 반나절 만에 하지연에게 마음이 기울다니. 이건 수년을 공들여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연은 대충 요깃거리를 한 뒤 원판에게 물었다.
“원판 대감, 덕양왕 마마께서 두 차례 발작하신 경과를 알고 싶습니다.”
원판은 고개를 끄덕이며 발작 전후의 상황과 당시의 대처, 그리고 예상되는 후유증에 대한 자기 견해를 말했다.
하지연은 그 이야기를 듣고 덕양왕의 대략적인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하지연은 독고용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마, 지금 덕양왕 마마의 병세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은 폐병입니다. 폐병은 두세 시진 안에 급속히 진행되어 호흡 곤란에 이르거나, 심하면 질식까지도 이릅니다. 황후마마께서 침으로 호흡을 완화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셔서 현재로서는 보수적인 치료만 가능하니 마마께서 오래 고통을 견뎌내셔야 할 겁니다.”
독고용재는 흡인성 폐병이 이토록 무서운 병이라는 말에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렇다면 보수적 치료란 무엇이냐?”
“산소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무엇이라?”
독고용재는 알아듣지 못했다.
“산을 준다고?”
“산소요. 산소란...”
하지연은 성격 급한 섭정왕에게 장황한 말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아 최대한 간단히 설명하려 애썼다.
“산소는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 속에 있는 기체 중 하나입니다. 지금 덕양왕 마마께서는 산소 부족 상태여서 온몸의 장기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선 산소를 공급해야 합니다. 그다음 염증을 가라앉히고 이후 다른 문제를 치료해야 합니다.”
원판은 처음에는 하지연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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