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목욕, 그리고 새로운 시작
덕양왕은 장생전에 옮겨졌으며 그 과정에서 황후는 하지연을 따로 불러 세웠다.
황후는 하지연을 뚫어지게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본궁은 네가 무슨 속셈인지, 무슨 수로 섭정왕을 설득했는지 알지 못한다. 본궁은 이 일에 동의하지 않았다만 섭정왕에게는 본궁조차 막을 수 없는 권한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명심하거라. 이곳에서 덕양왕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모조리 네 책임이다.”
하지연은 섭정왕이 억지로 명을 내렸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황후보다 높은 권한이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러나 그 덕에 황후의 원망을 한 몸에 받게 되었으니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하지연은 경솔히 움직였다가는 머리가 날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히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연은 황후를 똑바로 바라보며 차분히 말했다.
“황후마마, 신녀는 사사로운 마음을 품지 않사옵니다. 의원은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옵니다. 더구나 지금은 귀하디귀한 덕양왕 마마를 치료해야 하기에 병세에 따라 최선의 방안을 선택하는 것뿐이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굳이 목숨 걸고 이리 애쓰겠사옵니까? 부디 신녀를 믿어주시옵소서. 가진 모든 지식과 힘을 다해 덕양왕 마마를 치료하겠사옵니다.”
황후는 오랫동안 하지연을 노려보다가 싸늘하게 말했다.
“어의들이 말하길 덕양왕은 지금 움직여선 안 되고 더구나 바람 부는 이런 곳은 더욱 위험하다 했다. 그러나 너는 고집을 부리면서 섭정왕의 신임을 얻어 그의 뜻을 따르게 했다. 본궁이 원하면 막을 수 없는 것은 아니나 폐하의 조서에 의해 섭정왕은 후궁 누구보다 우선 결정권을 지닌다. 너는 똑똑한 아이니 분명 내 말뜻을 이해하겠지. 만약 네가 사사로운 속셈으로 섭정왕에 기대 덕양왕을 해하는 선택을 한다면 본궁은 기어코 네 목을 벨 것이다.”
하지연은 마지막 말이 분명한 위협이라는 걸 깨달았다. 섭정왕이 강제로 결정을 내린 탓에 황후의 의심이 전부 하지연에게 쏠리게 되었다. 원래부터 섭정왕을 신뢰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 독단 때문에 덕양왕까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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