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태후의 등장
하지연이 모든 처치를 마쳤지만 덕양왕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호흡은 가쁘고 가슴에서 들리는 거친 소리도 여전했다.
눈으로 보기에는 조금도 호전된 기미가 없었으며 어의 중 한 사람이 의문까지 제기했다.
“호흡이 이토록 곤란한데 목을 고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해롭지 않겠습니까?”
황후가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하지연은 말없이 평상 앞에 앉아 덕양왕의 다리 부상을 다시 살피며 옛 상처까지 점검했다.
시선 끝으로 황후의 싸늘한 눈길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하지연은 마음속으로 한숨만 내쉬며 외부의 압박을 모두 차단했다. 하지연은 오직 환자만 바라보고 자기 할 일에만 몰두했다.
궁인들이 해독용으로 달인 탕약을 올려오자 하지연은 주저 없이 그 약을 들이켰다.
하지연은 목욕을 마친 뒤 침을 놓아 가까스로 체력을 조금 회복했지만 여전히 기운이 없었고 상처와 독으로 지친 몸은 정신력까지 무너뜨렸다.
손으로 덕양왕의 다리를 만져보니 부러진 뼈는 붙었으나 제대로 맞물리지 못해 어긋나 있었고 그 탓에 신경을 짓누르고 있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뼈의 돌출부가 그 증거였다.
하지연은 평소 덕양왕이 견뎌야 했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얼추 짐작할 수 있었다.
혹시 그 고통이 덕양왕의 성격을 거칠고 불안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태자는 끝내 참지 못하고 하지연을 꾸짖었다.
“아까 곧 깨어날 것이라 하지 않았느냐? 벌써 이리 시간이 흘렀건만 오히려 더 심해진 것 같구나!”
그 한마디가 정적을 깨뜨렸고 황후 또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하지연을 노려보았다.
“도대체 덕양왕은 언제 깨어날 수 있는 것이냐?”
하지연은 차분히 대답했다.
“황후마마, 병이 발작한 뒤의 혼수기는 사람마다 다르옵니다. 보통 한두 시진은 걸리니 조금 더 기다려 주시옵소서.”
태자가 비웃듯 말했다.
“우리를 가지고 노는 게로구나. 이리저리 옮기라 해 옮겼는데 지금껏 아무런 진전도 없지 않으냐? 또 곧 깨어난다더니 여태 아무 소식이 없고 말이다!”
독고용재가 나직이 개입했다.
“조금 더 기다리자꾸나. 이미 옮겨온 이상 괜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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