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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한산의 지시

태후의 눈빛이 번쩍였다. “삼황자?” 손 내관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사옵니다. 민비 마마의 삼황자는 본래 혈연으로도 이어진 사이 아니옵니까.” 태후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급히 일렀다. “어서 종이, 붓, 먹, 벼루를 가져오거라.” 손 내관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태후마마, 혹시...” “전갈비둘기를 준비하거라. 한산에 글을 보내야겠다.” 태후는 가슴이 요동치며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는 더 이상 그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분이 떠나던 날에 전갈비둘기를 남겼는데 나라에 큰일이 닥치면 저것으로 전갈을 보내라고 하였던 것이 생각난 것이다. “명 받들겠사옵니다.” 손 내관이 급히 물러나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 내관이 다시 와서 고했다. “대비마마께서 전각 밖에서 아룁고자 하옵니다.” 태후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며칠 전에 친자매처럼 지내던 그 둘이 사이가 틀어졌던 일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피붙이 아닌가. 친동생이 슬픔에 잠겨 찾아왔는데 모른 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손 내관이 나직이 속삭였다. “제 생각으로는... 아마 남회왕 마마를 경성으로 불러들이려는 청을 올리실 듯하옵니다.” 태후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지. 지금 이렇게 어지러운 때에 팔황자가 돌아온다면 판국이 더욱 혼란스러워질 뿐이야... 아니, 네가 괜한 의심을 하는 게다. 그 아이의 야심은 누구보다 대비가 잘 알았다. 지금의 태평성세가 누구 덕인지 대비 역시 알고 있거늘, 감히 팔황자를 불러들여 용재의 피땀 어린 공적을 허무는 일은 하지 않을 터다.” 손 내관이 무어라 말하려는 순간, 이미 궁녀가 대비를 데리고 들어왔다. 대비의 검은 비단 치마저고리에 커다란 구름과 선학 무늬가 수놓아 있었고 소매에는 작은 국화꽃이 피어 있었다. 그러나 대비는 화장을 하지 않아 창백한 얼굴이 한껏 수척해 보였고 두 눈도 벌겋게 부어올라 예전의 곱던 기색은 찾기 어려웠다. 그녀는 들어서자마자 말을 잇기도 전에 눈물부터 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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