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화

강시현의 메시지는 짧았지만 그만큼 직설적이었다. [방법은?] 방현지는 눈동자를 굴렸다. 가늘고 길게 찢어진 눈매에는 어느새 교활한 빛이 스며들었다. [시현 오빠, 통화 가능하세요?] 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창가로 걸어갔다. 창밖의 차량과 붐비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는 방현지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다음 날 해 질 무렵 강인혁은 퇴근하던 길에 강시현의 연락을 받았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잘생긴 얼굴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고 목소리도 담담했다. “삼촌,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강시현의 목소리는 낮고 묵직했다. “돌아온 지도 꽤 됐는데 아직 제대로 얘기 나눈 적도 없잖아. 한번 얼굴 보고 얘기 좀 하자. 오늘 저녁 어때?” 강인혁은 순간 멈칫했다. 두 사람은 조카와 삼촌 사이이긴 했지만 유지민을 사이에 둔 이상 평화롭게 지낼 수는 없었다. ‘갑자기 술자리를 제안한다고? 속내가 뻔하네.’ 강인혁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약속 장소에 도착해 강인혁이 룸 안으로 들어서자 강시현은 이미 오랜 시간 술을 마시고 있었던 듯했다. 깔끔한 슈트를 입고 있었지만 와이셔츠의 단추는 조금 풀려 있었고 넥타이도 느슨하게 풀려 있었다. 온몸은 단정해 보였지만 그 얼굴엔 지친 기색과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강인혁이 들어서자 강시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앉아.” 강인혁은 그의 맞은편에 앉아 손목시계를 풀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선명한 뼈마디가 돋보이는 손으로 잔을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그 말에 강시현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고개를 들며 상처받은 눈빛으로 말했다. “지금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게 뭔지 알아? 내가 가장 후회하는 건 그때 유지민을 놓친 거야. 인혁아, 지민이는 예쁘고 똑똑하고 능력까지 있으니 누구든 좋아할 만한 아이지. 하지만 지민이는 어릴 때부터 내 곁에 있었다. 그 애가 나한테 고백할 때 얼마나 큰 용기를 냈는지 알아? 난 그 아이가 상처받고 슬퍼하던 표정도 다 기억해. 그래서 더는 그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