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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저년을 걱정한다고? 그건 다음 생에나 할 얘기야! 난 오늘 너희들이 언제 이혼할 건지 보러 왔어! 난 여진이를 며느리로 삼고 싶어!” 말을 마치고 이여진을 김신우 곁으로 밀며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듯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이여진의 몸이 이미 김신우의 가슴에 닿았다. “어머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여진이는 남편이 있어요.” 김신우는 거절하는 듯 말했지만 몸은 자연스럽게 이여진 쪽으로 기울었다. 이여진은 그저 부드럽게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앞의 세 사람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자 나는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나 좀 피곤해서 쉬어야겠어. 당신은 여진 씨, 어머님과 좋은 시간 보내...” 김신우는 아마 이미 이여진의 다정한 품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충 얼버무리며 알았다는 뜻을 나타냈다. 내가 위층으로 올라가 베란다를 통해 아래로 내다보았을 때 이여진은 이미 김신우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나영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신우야, 빨리 저년을 김씨 가문에서 쫓아버려. 보기만 해도 재수 없으니까. 여진의 그 약혼자도 별 볼 일 없는 놈이니 너희 둘이 적당한 때를 잡아서 빨리 결혼해!” 나영심의 말을 듣고 김신우는 그윽한 눈빛으로 이여진을 바라봤다. 그러나 이여진이 시선을 피하자 그의 두 눈에는 씁쓸한 기색이 감돌았다. 나는 더는 그 장면을 볼 힘이 없어 침대로 돌아가 이불 속에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졌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날이 깊어졌다.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가는 와중에 문밖에서 김신우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진아, 오늘 어머니가 너를 내 곁으로 밀어줬을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알아? 그건 내가 수없이 꿈꿔왔던 장면이야. 나는 평생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었지만 너만은...” 김신우의 목소리는 거칠었지만 약간의 흐느낌이 섞여 있었다. 나는 이렇게 나약한 김신우를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고 밖을 살짝 엿보았다. 이여진은 김신우를 품에 안고 그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오빠, 나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었어. 다만 오빠가 나를 위해 그렇게 큰 희생을 할 줄은 몰랐어. 오빠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여진의 말을 듣고 김신우는 갑자기 미친 듯이 이여진의 입술에 키스했다. 이여진은 잠시 놀랐지만 이내 고개를 들고 격렬하게 화답했다. 한참의 격렬한 시간을 보낸 후 김신우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괜찮아, 여진아. 네가 행복하면 나는 뭘 해도 힘들지 않아...” 김신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여진은 김신우의 셔츠를 거칠게 찢으며 열정적으로 키스했다. 나는 더는 볼 수 없어 방문을 닫았다. 몇 분 후 나는 옆방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곧이어 남녀의 흥분된 소리가 객실에서 흘러나왔다. 속이 뒤집히듯 메스꺼웠고 가슴속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 같았지만 분출구를 찾지 못해 답답해졌다. 나는 눈앞의 벽을 바라보며 세게 머리를 찧었다. 어지러움을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그 답답한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나는 몸을 돌려 거울 속 초라한 내 모습을 보며 통곡했다. 그렇게 방에 앉아 새벽까지 멍하니 있었다. 김신우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옆방의 객실에서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새어 나왔다. 날이 밝아올 무렵, 방문이 밖에서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김신우가 아니라 이여진이었다. 이여진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나를 보고는 크게 웃었다. 그녀는 내 코를 가리키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한때 태호 씨가 당신을 그렇게 사랑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됐어요? 내가 손가락 한번 까딱하니까 내 침대로 왔잖아요. 오빠가 하영 씨를 집에 데려간들 무슨 소용이겠어요? 당신 집에서 나와 함께 잠자리를 가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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