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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안하영 씨, 예전에 당신이 오만했던 모습을 보면 정말 짜증이 났어요. 이제 다 됐네요. 안하영 씨는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더러운 년이 됐으니까요. 안하영 씨가 임신했다는 걸 알면서도 오빠는 사람을 시켜 당신을 괴롭혔어요. 안하영 씨가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을 때 오빠는 골프장에서 나랑 함께 있었어요. 그날따라 나는 샷이 정말 잘 맞았거든요. 하영 씨의 비명이 골프장 위를 맴돌았는데 정말 듣기 좋더라고요.” 이여진의 말에 나는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몸이 굳어버렸다. 알고 보니 김신우는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이 악랄한 여자를 위해 나를 모욕한 것도 모자라 우리 아이까지도 해쳤다. 이여진은 내 앞에서 계속 왔다 갔다 했다. 내가 혼이 빠진 듯한 모습을 보이자 그녀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처럼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더는 참을 수 없어 앞으로 다가가 이여진의 목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내 몸은 아직 회복되지 않아 힘이 부족했다. 이여진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그녀는 소리를 질러 문밖으로 크게 도움을 요청했다. “오빠, 빨리 와서 나를 구해줘. 안하영 씨가 미쳤어. 오빠...” 김신우는 문을 세게 밀고 들어왔다. 그는 나를 바닥에 밀어 넘어뜨린 후 이여진을 품에 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진아,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싸우고 그래?” 이여진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김신우를 바라봤다. “오빠, 내가 오기 전에 전문적인 입장에서 안하영 씨의 심리 치료를 돕고 싶다고 말했잖아. 이런 치료 방식은 안하영 씨가 겪었던 일을 다시 말해줘야 하는데 나를 죽이려고 할 줄은 몰랐어...” 말하면서 그녀는 흐느꼈다. 김신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여보...” “닥쳐! 안하영! 왜 여진에게 그렇게 큰 원한을 품고 있는지 모르겠어! 여진가 좋은 마음으로 널 위로하려 했는데 너는 뭘 한 거야? 여진이를 죽이려 하다니? 나는 너 같은 아내를 두었다는 게 정말 수치스럽고 역겨워!” 말을 마치고 그는 이여진을 품에 안고 돌아섰다. 떠나기 전 이여진은 나를 보며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다. 눈물이 옷깃을 적셨다. 나는 김신우와 함께 인테리어한 이 집을 바라보았다. 나는 거울 속에 비친 사람인지 짐승인지 분간할 수 없는 내 모습을 보며 통곡했다. ‘결국 모든 게 가짜였어. 나를 망가뜨리려고 이런 짓을 하다니. 그럼 나도 너희들을 가만둘 수 없어.’ 이 생각을 하며 나는 휴대폰을 꺼내 오랫동안 걸지 않았던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 김신우는 방을 나서자마자 후회가 밀려오며 자기가 한 말이 너무 과했던 게 아닌지 싶었다. 이여진이 별로 다치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문을 나서자마자 이여진은 백화점에 가서 한정판 가방을 보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김신우는 잠시 망설였지만 평소 안하영의 고분고분한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놓기 시작했다. 백화점에 도착하자 그는 이여진이 한눈판 사이에 지석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가서 안하영의 상태를 봐달라고 했다. 전화를 끊은 후에야 김신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하영 따위는 지석 혼자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으니까. 종일 김신우는 이여진과 마치 열애 중인 연인처럼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냈다. 해가 저물 무렵 이여진이 드디어 힘들다며 집에 가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차에 오르자 김신우는 비로소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놀랍게도 백 통이 넘는 부재중 전화가 있었다. 모두 지석이었다. 김신우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는 차에 시동을 걸면서 바로 지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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