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2장
노인은 그를 힐끗 보더니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봉인에 왜 갑자기 문제가 생긴 거지?”
오다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는 시선을 내려뜨리면서 말했다.
“인터넷에 갑자기 나씨 일가의 일이 까발려졌습니다. 저희는 여론을 통제하려고 노력해 보았고 누가 한 짓인지 수소문해 보려고도 했었지만 아무도 나씨 일가가 대체 누굴 건드린 건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저 상부에서 전달된 명령이라고 하더군요. 이 일은 아주 빠르게 진행되었고 비밀도 철저히 지켜졌습니다. 누군가 나씨 일가를 노린 듯합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은 게 아니에요. 나씨 일가 쪽은 지금까지도 접촉할 수가 없고, 접촉해도 좋을 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눈치를 챌 수도 있으니까요. 만약 우리가 오랫동안 계획해 왔던 것이 이 일로 발각된다면 안 되니까요. 요즘 안 그래도 누군가 그 문제를 제기해서 움직이는 데 불편함이 많습니다.”
그들은 완전히 침투하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과 많은 정력을 들였다. 원래는 문제가 없어야 했다.
그리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감시하는 힘도 강해졌다.
그들은 한국의 일반 시민들을 너무 얕보았다.
매번 문제가 생길 때나 누군가에게 발각당할 때 보면 모두 일반 시민들이 알아낸 것이었다.
그 점은 그들도 골치 아팠다.
오다는 그 생각을 떠올리고는 부탁했다.
“대사님, 저희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게 방법 좀 생각해 주실 수 있습니까?”
“오다, 난 예전부터 얘기했어.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곁의 사람을 얕보지 말라고. 이곳에서는 인심을 얻어야만 성공할 수 있어.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더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해. 그동안은 그쪽에서 너무 성급하게 굴었어.”
노인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눈빛은 아주 어두웠다.
오다는 그가 성녀 일을 얘기한다는 걸 알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대사님도 잘 아시겠지만 과거 저희의 선조는 성녀를 데리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성녀가 깨어난다면 이 땅에서 깊이 잠든 우리의 장병들도 돌아올 수 있습니다.”
“모든 건 순조로웠습니다. 대사님과 성녀는 항상 공존했었죠.”
“하지만 사찰 일로 저는 아주 불안했습니다.”
“불안해할 필요 없어.”
노인은 꽤 노련했다.
“사찰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교룡이 기꺼이 용이 되길 포기하게 만들 수는 없어.”
오다는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 말은 도교의 사람이 참여했단 말입니까?”
“중양이 없다고 해서 그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마.”
노인은 커튼을 사이에 두고 뭔가를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시간이 되자 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씨 일가는 도가 사람이 도와주고 있어. 내가 전에 물었었지. 그들의 기운이 어떠냐고. 그때 넌 문제 없다고 했어.”
노인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들이 데려온 계집애 말이야. 네가 조사해 내지 못한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예를 들면 중양대사와 어떤 관계가 있다든지 말이야.”
“그 사람은 용호산과는 아무런 교집합도 없습니다.”
오다는 자신이 얻은 자료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전에 있었던 일들이 그녀와 조금 관련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진씨 일가는 이번 일에 나서지 않았다.
범인과 피해자를 제외하면 진희원은 인터넷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오다는 나씨 일가와 접촉할 수 없었기에 더더욱 상황을 알지 못했다. 대체 누가 갑자기 나씨 일가와 엄씨 일가, 그리고 그들이 공들여 키웠던 곽씨 일가를 단번에 제거해 버렸는지 말이다.
한 민족을 파괴하려면 소년 시절부터 손을 써야 한다.
학계에서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사람을 고르는 일은 많은 정력과 재력을 소모하는 일이었다.
곽씨 일가는 그들이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선택한 가문이었다.
일상 교육에서 한국 아이들에게 조금씩 영향을 미쳐 악마를 키운다면 이 땅도 그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들은 다시 궐기하여 마치 백 년 전처럼 한국을 장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