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9장
반정국은 문득 먼 옛날로 기억이 돌아간 듯했다.
반정국과 고은정은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서로 끌려 사랑에 빠졌다.
반정국은 그때 세상이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햇살이든 달빛이든, 낮이든 밤이든, 매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반씨 가문에 위대한 야망이 있으며 가문의 후계자로서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희수와의 결혼은 두 사람 모두 본인의 선택이 아니었기에 신혼 첫날밤엔 싸늘했고 부부로 지내도 서로 무관심했다.
수십 년의 세월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그제야 깨달았다.
사랑과 정이 이토록 소중했음을...
그리고 한때 가졌던 것을, 욕망 때문에 모두 버렸다는 것을...
“여기 곧 무너져! 얼른 출구를 찾아!”
최지수의 외침에 모두 서둘러 단상 위로 올라갔다.
의자에는 별다른 장치가 없어 보였지만 고빈을 본 신다정은 고빈이 숨을 거두면서 손가락으로 의자 뒤의 거대한 태양 문양을 가리키는 것을 발견했다.
신다정은 흔들리는 마음을 참으며 말했다.
“저 태양 문양이 출구 스위치야!”
배성연이 다가가 태양 문양을 살짝 돌리자 바로 아래에 탈출 통로가 열렸다.
“가자!”
지태준이 신다정을 보호하며 다 같이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하 통로에는 반지훈 집에서 봤던 진귀한 돌들이 가득했다.
산은 무너지고 있었지만 여기는 안전했다.
“향기가 진하네.”
강금희가 부상당한 반지훈을 부축하며 말했다.
“여기 냄새가 너무 강해.”
“이 돌들 자체에서 나는 냄새야. 우리 집도 그래.”
김영수가 불쑥 말하자 반지훈이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
“김영수,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거야? 너희 집에 놔둔 게 돌이야? 디퓨저지.”
김영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일단 가자. 탈출로에 함정은 없을 거야.”
반지훈의 얼굴이 창백해진 것을 본 강금희가 한마디 했다.
“일단 네 상처부터 처리하자. 총알이 관통했어. 제대로 치료 안 하면 큰일 나.”
신다정도 동의했다.
“여긴 안전해 보이니 우선 상처를 치료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몇 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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