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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1장

방 입구의 인기척을 들은 신다정은 가슴이 철렁했다. 지태준? ‘태준 씨에게 이 모습을 보이면 절대 안 돼.’ 신다정은 이내 욕실 문 앞까지 갔고 아니나 다를까 욕실 문밖에서 지태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정아?” 지태준의 근심 어린 말투에 신다정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속이 안 좋아서 화장실 온 거야. 왜 여기까지 따라와. 빨리 나가.” 신다정의 이상한 말투에 지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저녁 먹은 게 배탈이 난 것 아니야?” “글쎄... 아마 그런 것 같아.” 신다정은 최대한 버티며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태준 씨, 밖에 나가 약 좀...” 신다정이 배만 아프다고 하니 지태준은 그제야 누그러진 말투로 한마디 했다. “그래, 잠깐만 기다려.” 지태준의 승낙에 신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욕조 앞으로 힘겹게 다가가 냉수로 얼굴을 씻고 정신을 차리려 했지만 두 손이 떨리는 바람에 차가운 물이 그녀의 온몸을 적셨다. 한편 지태준은 재빨리 돌아와 문을 두드렸다. 말투는 부드러움과 그녀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 “약은 테이블 위에 놓았어. 허성곤이 서재로 오라고 해서 잠깐 다녀올게. 금방 올 거야.” “응... 얼른 가. 나도 금방 괜찮아질 테니.”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은 신다정은 문밖에서 멀어져 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비로소 비틀거리며 욕실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내 다리에 힘이 빠져 축 늘어졌고 바닥에 넘어질 거라고 생각했을 때 두 손이 강력한 힘으로 그녀를 받쳐 들었다. 익숙한 담배 냄새에 신다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태준 씨...” “나 쉽게 속지 않아.” 지태준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알 수 없는 울먹임이 섞여 있었고 신다정의 팔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태준 씨... 나 괜찮아. 금방 나을 거야... 금방 나을...” 이 말을 반복하며 아픔을 덜어줄 것 같았지만, 사실 더 이상의 고통이 없을 정도로 온몸은 똑바로 서지 못한 채 온몸은 지태준에게 기대어 있었다. 품에 안긴 신다정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에 지태준은 주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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