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7장
여기까지 생각한 신다정은 이내 대책을 세웠다.
조금 전, 배연화가 엎지른 샴페인 탑 쪽으로 간 신다정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틈을 타 허리를 굽혀 깨진 샴페인 잔 조각으로 발목을 살짝 그었다.
“악!”
신다정의 목소리는 장내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귀에 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배연화는 이내 신다정을 알아봤다.
“신다정?”
배연화는 눈을 가늘게 떴다. 자신의 친구가 신다정에게 괴롭힘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라 당장이라도 혼쭐을 내주고 싶었다. 배연화가 신다정 앞에 다가가 뺨을 때리려고 할 때, 배건웅이 소리쳤다.
“연화야! 그만해!
배건웅이 어두운 얼굴로 자신을 가로막자 배연화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빠! 이 여자가 지태준을 빼앗고 소원이를 망신시켰어. 그런데 왜 못 때리게 하는데?”
“그만해. 오늘 충분히 소란을 많이 피웠어. 너 그 난폭한 성격 좀 고쳐. 손님이 너 때문에 다쳤는데 손찌검까지 하면 사람들이 우리 배씨 집안을 어떻게 생각하겠어? 분명 예의가 없다고 하겠지.”
말을 마친 배건웅은 고개를 돌려 신다정을 향해 걸었다.
배건웅이 먼저 그녀를 향해 걸어오자 신다정은 바짝 긴장했다.
늙은 여우로 유명한 배건웅이 왜 갑자기 다가오는 것일까? 무슨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배건웅은 몸을 굽히더니 신다정의 발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많이 다친 것 같지 않네요. 일단 2층으로 가죠. 사람을 시켜 방을 치우라고 할 테니 일단 상처를 치료하고 가세요.”
배건웅의 조금 전 엄숙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눈빛에는 약간의 온화함마저 서려 있었다.
신다정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지경이었다. 한편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배연화는 그 모습에 더욱 화가 나 배건웅 앞으로 뛰어왔다.
“아빠! 왜 이런 여자를 걱정하는 거야? 이 여자가...”
“그만. 그만 떠들어. 우리 배씨 집안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겠어.”
말을 마친 배건웅은 신다정을 부축하더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하녀를 향해 말했다.
“지씨 집안 사모님을 위층으로 모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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