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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꼼짝 말고 기다려!

카운터 직원은 그 말을 듣고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강이영을 바라보며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 “경비팀, 여기 난동 부리는 사람이 있어요!” 강이영은 화가 나서 얼굴까지 빨개졌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너도 잘 알잖아?” 임예리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강이영이 들고 있는 물건을 힐끔 바라보고 일부러 힘껏 밀었다. “펑!” 그러자 국 도시락통이 바닥에 떨어졌고 뜨거운 국물이 강이영의 치마에 튀었다. 임예리는 가식을 떨며 깜짝 놀랐다는 듯이 말했다. “어머, 미안, 손이 떨렸네?” 강이영은 정성 들여 끓인 국물이 쏟아진 것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못생긴 게, 간질병에 처 걸렸으면 병원에나 갈 것이지 왜 여기서 난리야!” 임예리는 강이영의 “못생겼다”와 “간질병”이라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고 진한 화장을 한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손을 들고 강이영의 뺨을 때리려 했다. “이런 미친년이! 감히 누구한테 욕지거리야!” 하지만 강이영은 재빨리 임예리의 손목을 잡고 힘껏 밀었다. “욕하면 뭐? 너 같은 건 처맞아야 해!” “아악!” 임예리는 가뜩이나 하이힐을 신었는데 쏟아진 국물까지 밟는 바람에 미끄러져 뒤로 넘어지며 아예 국물 위에 주저앉았고 애써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치맛자락이 국물에 젖어 바닥에 달라붙었다. “당신들 뭐 하는 거야!” 임예리는 경비를 향해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 “당장 이 미친년을 끌어내라고!” “미친년은 너야!” 강이영은 주먹을 꽉 쥐고 당장 앞에 있는 여자의 얼굴에 꽂고 싶었다. 두 경비는 아무 망설임도 없이 강이영을 향해 다가왔고, 강이영은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서 전화 걸었다. “여보! 임예리 그 미친년이 당신한테 주려고 끓인 국을 쏟아 버렸어요! 심지어 경비를 시켜 절 내쫓겠대요!” 그녀의 목소리는 억울함과 분노가 담겨 있었고 심지어 조금 울먹거렸다. 순간, 로비가 조용해졌고 전화 반대편에서 유정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지금 당장 내려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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