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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여보 화났어?

유정한은 손에 든 휴대를 꽉 쥐었다. ‘기억났다고? 그럼... 기억이 돌아온 건가?’ 그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뭘 가지고 나갔어요?” “보니까 신분증하고 지갑만 챙겨서 나가셨어요.” 유정한은 짧게 대답하고는 2층으로 올라갔다. 안방 문을 열자 방 안에는 여전히 강이영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화장대 위엔 그녀가 쓰던 화장품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옷장에는 즐겨 입던 원피스들이 걸려 있었다. 모든 게 그대로인데 정작 웃고 떠들며 애교 부리던 강이영은 없었다. 유정한은 창가에 서서 불 꺼진 정원을 내려다보았다. 밝은 조명은 눈부셨지만, 그의 눈빛 속 차갑게 드리운 어둠을 조금도 밝히지 못했다. ‘결국 강이영은 자신이 남편을 잘못 알아봤다는 것을 기억해낸 걸까? 그동안의 애교와 다정함은 전부 오해였던 건가? 그래서 그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도망친 건가...’ 유정한은 담배에 불을 붙여 깊게 빨아들였다. 떨어진 재가 러그 위에서 타들어 가며 검은 구멍을 남겼다. 가슴속도 그만큼이나 타들어 가는 듯했다. 관자놀이가 쿵쾅거리고 억눌러왔던 폭력적인 기운이 고개를 들었다. 유정한은 거칠게 넥타이를 풀어 던졌다. 넥타이가 찢어지며 귀청을 울렸다. 이마가 찡그려지고 눈빛은 점점 더 얼음장처럼 차가운 기운을 풍겼다. “쾅!” 유리컵이 벽에 부딪히며 산산조각이 났다. “대표님!” 소리를 듣고 달려온 추미선은 붉게 충혈된 그의 눈과 어지럽혀진 방을 보자마자 상황을 짐작했다. “저... 제가 당장 의사를....” “나가요!” 낮게 울리는 목소리는 섬뜩했다. 추미선은 입도 못 열고 서둘러 방을 나갔다. ... 한편, 청산 요양원. 강주 어느 마을, 산기슭의 고즈넉한 풍경 속 흰 벽 검은 기와의 건물이 푸른 나무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강이영이 도착했을 때, 외할머니는 이미 병실로 옮겨졌고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숨죽이며 침대 곁으로 다가가 외할머니의 여윈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늘 웃으며 단내나는 꿀떡을 만들어 주시던 외할머니는 이제 백발이 성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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