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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여보가 있어서 정말 좋아

“응.” 낮게 대답하는 유정한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허스키했다. 아래로 드리운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찔하며 그녀를 품 안에 가두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강이영은 눈치채지 못한 채 작은 목소리로 당부를 이어갔다. “그리고요, 외할머니가 우리가 어떻게 만났냐고 물으시면 정한 씨는 그냥...” 그러고는 말이 뚝 끊겼다. 유정한이 곁눈질로 쳐다보니, 강이영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두 사람의 첫 만남에 대한 기억조차 없는 것이다. 유정한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린 전시회에서 처음 만났어.” “아... 그렇군요.” 강이영은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였다. 순진무구한 모습에 유정한의 마음이 말랑해졌다. 유정한은 주석훈을 병실 밖에 두어 외할머니를 지키게 하고 강이영을 옆의 휴게실로 데려갔다. 강이영은 어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 관한 기억이 떠오른 뒤로 머리가 계속 지끈거렸고 긴장 탓에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해 무척 지쳐있었다. 휴게실 소파에 앉자마자 그녀는 금세 졸음이 쏟아졌다. 유정한은 담요를 덮어주며 속삭였다. “자. 외할머니 깨시면 내가 깨워줄게.” 강이영은 그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반쯤 감은 채 중얼거렸다. “여보, 외할머니를 경진시에 있는 요양원으로 옮기고 싶어요.” 경진시는 강주보다 의료 시설이 훨씬 좋고 무엇보다 그곳으로 옮기면 그녀가 더 자주 곁에 있을 수 있었다. 유정한 역시 같은 생각이었고 이미 오는 길에 지시해둔 터였다. “이미 경진시 쪽 요양원에 연락해놨어. 어르신의 상태가 조금만 안정되면 옮길 수 있어.” 강이영은 그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듯 기댄 채 잠꼬대하듯 웅얼거렸다. “여보가 있어서 정말 좋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잠에 빠져들었다. 유정한은 조심스레 그녀를 소파에 눕히고 담요를 잘 덮어주었다. 햇살이 블라인드를 비집고 들어와 그녀의 얼굴에 잔잔한 빛이 비쳤다. 긴 속눈썹이 작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는 무심코 손등으로 그녀의 볼을 스쳤고 이내 고개를 숙여 이마에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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