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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저 두 손의 잔인함을 너는 몰라

룸 안은 난장판이었다. 하채윤은 구현준 위에 올라타 한 손으로 그의 넥타이를 움켜쥐고 다른 손은 당장이라도 주먹을 휘두를 기세였다. “진민혁 어딨어? 말할 거야, 안 할 거야?” 구현준은 가죽 소파에 짓눌린 채 셔츠 단추가 풀려 있었지만, 여전히 여유로운 웃음을 지었다. “채윤아, 지금 이 자세는 충분히 오해 살 만한 자세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채윤이 그의 목을 거칠게 조였다. “오해는 무슨!” 구현준은 소파 팔걸이를 두드리며 살려달라는 시늉을 했다. “하도윤, 네 동생 좀 말려봐. 나 진짜 죽을 거 같아!” 창가의 1인용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던 하도윤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대꾸했다. “못 말려.” “다들 뭐 하는 거야?” 유정한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리자 룸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는 무심하게 찻잔을 현관 옆의 장식장에 내려놓고 소파 위에서 실랑이 중인 두 사람을 바라봤다. 강이영이 그의 품에서 고개를 내밀었고 하채윤이 민망한 듯 구현준 위에서 내려왔다. 구현준은 느긋하게 흐트러진 셔츠를 정리하며 강이영 쪽을 향해 장난스럽게 윙크까지 했다. “정한아, 형수님도 왔네.” 구현준은 느긋하게 인사하고는 비뚤어진 넥타이를 확 벗어 던졌다. “실례 좀 했습니다.” 그제야 하채윤도 문 앞에 서 있는 강이영을 발견했다. 그녀는 머리를 정돈하고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하이, 이영 씨, 또 보네요.” 밝고 활달한 미소였다. “하 선생님.” 강이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도 멋지세요.” 그녀는 지난번 병원에서 만났던 하채윤을 떠올렸다. 깔끔한 흰 가운에 부드럽고 온화한 말투, 안경까지 착용한 모습은 그야말로 드라마 속 엘리트 의사 그대로였다. 하지만 오늘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어깨선이 드러난 하이웨이스트 티셔츠를 입어 쇄골이 드러났고 딱 붙는 청바지가 길고 곧은 다리를 한껏 돋보이게 했다.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에 살짝 올라간 눈꼬리는 노란 조명 아래서 은은하게 반짝였다. “그냥 채윤이라고 불러요.” 하채윤은 그녀 손을 덥석 잡아끌어 옆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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