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임예리의 눈동자에는 광기 어린 증오심이 불타올랐다. “당연히 강이영 씨랑 볼 일이 있어서 불렀죠.” “난 너랑 할 얘기 없어!” “짝!” 싸늘하고 거센 손길의 따귀가 강이영의 뺨을 후려쳤다. 강이영의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갔고, 볼에서는 화끈한 통증이 몰려왔다. 입안에서는 쇠 맛 같은 피비린내가 번졌다. 임예리는 강이영의 머리채를 거칠게 움켜쥐더니 광기 어린 눈으로 말을 꺼냈다. “너만 아니었으면, 우리 가문이 망하는 일도 없었어!” 임예리의 뾰족한 손톱이 강이영의 턱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나는 임씨 가문 금지옥엽 후계자였어. 집도 대저택이었고, 차도 고급 외제 차였고, 주위에는 언제가 사람들이 넘쳐났지! 그런데 지금 내가 어떻게 됐는지 알아?” 날카롭게 치솟은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발작에 가까워 보였다. “부모님은 갑자기 구속돼서 감옥 들어갔고, 회사는 파산에, 집은 압류 당했어! 예전에는 나한테 매번 굽신거리던 것들이 이제는 나만 보면 피하더라?” 임예리의 손아귀힘이 점점 세지자, 강이영은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억누르며 고집스러운 눈빛으로 임예리를 노려보았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내가 널 가만두게 생겼니?’ “강이영, 넌 내가 직접 생지옥 속으로 떨어뜨려 줄게!” 임예리는 호주머니에서 주사기를 한 대 꺼내 들었다. 느릿느릿 보호캡을 벗기자 날카로운 바늘 끝이 형광등에 반사되었다. “이게 뭔지 알아? 아주 재미있는 약물이야. 온몸은 마비되겠지만 의식은 절대 잃을 수가 없거든.” 임예리의 미소는 점점 일그러져갔다. “이미 판매자랑은 연락 다 끝났어. 이 배가 바다로 올라가면, 사람들이 널 데리러 올 거야. 동남아 쪽에는 너 같은 여자애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거든.” 강이영의 심장은 미친 듯이 고동쳤고, 온몸이 싸늘하게 굳어갔다. “너... 넌 유정한이 무섭지도 않아? 여길 찾아내기만 하면...” 그녀의 목에서는 겨우겨우 짜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임예리는 겁먹은 듯한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즐기기라도 하듯 눈을 가늘게 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