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당신이 꼭 구하러 와줄 거야
구현준과 하도윤은 나란히 함께 계단을 내려왔다.
각자 헤어지려던 그때, 구현준이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도윤아, 너 말이야... 네가 봤을 때는, 이번에 유정한 꽤 진심인 것 같지 않아?”
하도윤은 구현준을 흘깃 보더니 되물었다.
“네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데?”
구현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말이지수가 아무래도 심은성 쫓아가다가 교통사고를 겪고 기억을 잃은 거잖아. 정한이가 형수님을 집으로 데리고 온 것도 다 책임감 때문이라고 생각했었거든...”
“책임감 하나로 데리고 온 거라면...”
하도윤은 담뱃재를 툭 털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미래 그룹 사립 병원 최고 의료진을 내버려두고 굳이 정한이가 직접 간호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말을 마친 그는 2층 창가 쪽을 힐끔 바라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더군다가... 이영 씨가 ‘여보’라고 부르도록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았을 거야.”
잠시 침묵을 유지하던 구현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도 형수님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요즘 보니까 정한이도 형수님이랑 같이 있을 때는 진짜 착하고 다정한 사람 같더라...”
“전에 정한이 아팠을 때는 진정제를 아무리 투여해도 소용이 없었잖아. 그런데 형수님이 와서 몇 마디 좀 하니까 바로 진정되는 걸 보면 진심인 것 같아. 그전에는...”
구현준은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동교 저택의 그 사람을 떠올렸다.
10년 전, 갑자기 병이 다시 발작한 유정한이 쇠사슬에 묶여 있던 장면은 아직도 눈에 선했다.
하도윤은 담배를 비벼 쓰며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너도 알잖아. 그분 집착과 통제 욕이 얼마나 강한지. 유정한 옆에 다른 여자가 있는 걸 허락해 줄 리 없을 텐데.”
그 여자의 말이 나오자, 구현준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그 여자가 아직도 예전처럼 정한이를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구현준이 가볍게 냉소를 흘렸다.
그러자 하도윤은 눈을 가늘게 뜨며 대답했다.
“결국, 정한이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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