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화
“탁!”
심화영은 주저 없이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후려쳤고 손목에서 옥비녀를 빼내 그의 목덜미에 들이댔다.
“원태영, 정말 혼인할 생각이면 혼례부터 치르고 나서 다른 말을 해요! 지금 이렇게 말로만 다가와서 내 몸에 손을 대는 건 무슨 속셈인가요?”
전생에는 이런 상황에서 늘 그가 자신을 참지 못하는 것이라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라 착각했다. 그래서 늘 그를 이해하려 애썼고 그가 자신을 원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도 명확하게 보였다.
이 사람은 오늘 여기서 기어코 일이 벌어진 뒤에야 뒤늦게 혼사를 추진하려는 거였다.
그래야 그때는 이미 둘 사이에 일이 있었다고 당당히 부부의 연을 맺었다고 떠벌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문을 피할 수 없고 전씨 가문도 결코 자신이 전강훈에게 누를 끼친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씨 가문은 파혼을 요구할 테고 결국 자신은 이 앞에 있는 인간에게 시집을 가 심씨 가문까지 삼황자의 발판으로 묶여 전씨 가문과 원수가 되는 꼴이 되는 셈이었다.
‘아주 좋은 계획이네.’
심화영의 눈동자엔 차가운 기운이 맺혔고 목소리도 한층 낮고 날카로워졌다.
“원태영, 오늘 여기서 또 내 몸에 손대려 하면 바로 죽여버릴 거예요. 어차피 내 목숨은 대수롭지 않으니까요. 겨우 후작댁 서녀 하나일 뿐이잖아요. 하지만 당신은... 앞으로 황위는커녕 동궁 문턱도 넘지 못할 줄 알아요.”
그 말에 원태영의 표정은 형편없이 구겨졌다.
예전에는 늘 심화영이 자신에게 먼저 다가왔고 그는 일부러 밀고 당기며 어느 정도는 받아주면서도 완전히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끊임없이 안달하며 그를 향해 모든 걸 바쳤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먼저 다가서려 하니 오히려 그녀가 거부했고 심지어 이렇게 대놓고 협박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도 쉽게 적의를 드러낼 수 없었기에 그는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알았어요. 알았어요. 일단 비녀부터 내려놓고 진지하게 말로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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