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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오늘 밤의 심화영은 그가 알고 있던 심화영이 아니었다. 오히려 앞날을 꿰뚫어 보는 선지자 같기도 하고 거침없이 명을 내리는 군왕 같기도 했다. 모든 걸 쥐락펴락하며 날선 기세를 감추지 않았고 그 기개는 도무지 15년을 내내 안채에만 머물던 여인의 그것이라 할 수 없었다. 차라리 조정에서 수십 년을 굴러온 권신이라 해도 믿을 법했다. 날카롭고 두려울 만큼 냉혹하며 서슬 퍼렇게 잔인하였다. 그녀의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 제왕은 한 걸음 두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는 알았다. 심화영을 더는 그저 바보 같은 애정으로 자신을 따르던 소녀로 여겨선 안 된다는 것을. 그는 두 손을 덜덜 떨며 억지로 고개를 들었다. “화영 낭자... 이 지경까지 된 마당에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소. 왜, 대체 왜 이러는 것이오?”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때는 그에게 모든 것을 주고자 했던 여인, 목숨마저 바칠 기세로 그를 따랐던 심화영이 어쩌다 이렇게 변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거침없이 칼을 내리쳤다. 짧디짧은 보름 사이에 온성해를 잃게 했고 송기철, 유씨 부인, 송연정, 이 어의, 노 어의, 그리고 오늘 밤 제왕마저 그녀 손에 패하고 말았다. 게다가 생사조차 불분명한 구연재 또한 그녀 짓이라면? ‘대체 내가 뭔 죄를 지었길래...’ 그는 부들부들 떨리는 눈빛으로 심화영을 올려다보았다.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오직 분함과 억울함만이 가득했다. 심화영은 마치 천상에서 내려다보듯 그를 내려다보며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전하, 제가 여덟 살이 다 되어가던 해, 유씨 부인은 몸이 좋지 않다며 또 제 친어머니는 믿을 수 없다 하여 저를 데리고 연남산으로 약초를 캐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를 절벽 아래로 밀어버렸었죠.” “그때 저는 죽은 줄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생사의 문턱에서 전하께서 저를 받아주셨죠.” 그녀의 목소리는 쉰 듯 낮고 거칠었으나 그 안에는 어떠한 정서도 담겨 있지 않았다. “저는 절 밀어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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