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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그렇다면 그건 완전히 다른 성질의 일이 되는 것이다! 황제도 비록 나이를 먹었다 하나 아직은 겨우 쉰 살을 넘긴 정도, 큰 병만 없다면 용상 위에 십수 년은 더 앉아 있을 수 있는 나이였다. 이런 시기에는 무엇보다도 제 자리 아래를 탐내는 자가 있다는 것을 가장 꺼리는 법. 한데 지금 심화영이 한 수, 한 수 뒤통수를 치며 몰아붙이자 결국 그는 ‘온성해’를 드러내고야 말았다! 본래 황제의 마음에 이미 의심이 싹튼 상태였는데 거기다 ‘심화영을 끌어들여 심씨 가문을 손아귀에 넣으려 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부를 일이었다. 원태영은 그제야 깨달은 듯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심화영의 목적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갑자기 화제를 돌려 차분히 입을 열었다. “삼황자 전하, 저는... 저번에 처음 전하를 뵌 그 날 이후 기억을 잃었습니다. 그 전의 모든 일이 전혀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전하께서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건... 어찌 된 일이었는지를 말입니다.” “...뭐라?!” 심철호가 놀라서 소리치더니 훌쩍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이었다. “화영아, 어찌 이런 큰일을... 한번도 말한 적이 없느냐!” 그 순간, 전강훈 또한 심화영을 동정하듯 바라보았고 목소리는 낮았으나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 “그 기억 상실... 정녕, 저 삼황자가 낭자를 구했다는 그날부터 시작된 것이오?” 듣는 이들로 하여금 숨조차 쉴 수 없게 만들었다. 심화영은 천천히 다가가 원태영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차분히 물었다. “전하, 그날 깨어났을 때, 유씨 부인은 전하의 약 덕분에 제가 깨어났다고 했습니다. 허면 묻겠습니다. 그 약... 도대체 무슨 약이었어요?” “대체 어떤 약을 써야... 제가 기억을 죄다 잃을 수 있는 것입니까?!” 그녀의 얼굴이 가까이 들이닥치자 원태영은 그녀의 뺨에 남겨진 전강훈의 애정 자국까지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심화영의 말투는 어쩐지 다정한 듯 보였으나 그 말끝은 얼음처럼 차가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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