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화
손채윤은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 변명하려 하였으나 막상 입 밖으로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조금 전, 명양왕이 분노가 그득한 채 돌아섰고 삼황자는 반쯤 죽은 모습이 되었으며 제왕마저 부상을 입고 처참하게 무너졌음을 생각하니 감히 말대꾸를 할 수 없었다.
그저 이를 악물고 분을 삼킨 채 곁에 선 손 상서를 슬쩍 바라볼 뿐이었다.
손 상서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으나 이전처럼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전강훈이 등장한 이래, 그는 한결 더 조심스러워졌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할 길을 궁리하는 눈치였다.
심화영이 따지고 들자 그는 마침내 원태영을 지그시 바라본 뒤, 입을 열었다.
“화영 낭자, 오늘 일은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벌인 터라 억울한 누명을 씌우게 되었습니다. 그 일에 대해서는... 사과하겠어요. 하나 이 모든 일이 그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니... 이정도 선에서 좋게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유씨 부인과 송연정을 이 자리에서 진짜로 조사하게 될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
손 상서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심화영은 그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가 유씨 부인 및 송연정과 무슨 관계인지 머릿속으로 되짚었다.
그러고는 가차 없이 입을 열었다.
“사과로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으면 법이란 것이 세상에 왜 필요하겠습니까?”
이 말에 심철호가 힘주어 덧붙였다.
“화영이 말이 옳습니다! 오늘 이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들 심씨 가문을 우습게 여길 거예요!”
그러자 손 상서의 미간이 더 깊이 구겨졌다.
그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밝혀보시지요. 어차피 저희 손씨 가문 쪽 사람이 약을 쓴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심철호는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을 잘랐다.
“허면... 손씨 가문의 사람이 온 세상에 소문을 퍼뜨려 우리 화영이를 헐뜯은 건 어찌 설명할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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