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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착각이었을까, 그녀의 눈빛에서 분명히 희미한 비웃음을 포착한 삼황자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혹 내가 자신을 농락하고 이용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것인가?’ 허나 이내 스스로의 생각이 너무나 허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화영은 수년간 자신에게 연정을 품어 왔고 송연정과 유씨 부인의 부추김 또한 끊이질 않았으며 자신 또한 공을 많이 들였으니까. 불과 며칠 전 연남산에서는 몇 마디 말로 그녀를 유도하여 전강훈을 유인케 했었다. 결국엔 자신의 안위를 무릅쓰고 벼랑 아래로 몸을 던지게 하여 그녀를 구하러 내려오게끔 했으며 그 덕에 모든 계책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는 그렇게까지 해서 목숨까지 내어줄 듯한 여인이 자신에게 그런 눈빛을 보낼 수 없다 확신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깊이 들이쉬며 마음을 다잡고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화영 낭자께서 오해하셨어요. 저는 다만 낭자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태연한 모습에 감탄했을 따름입니다.” 그는 그녀와의 사사로운 관계를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녀를 칭찬하는 듯하면서도 의심을 품은 듯한 말투 속에는 노련한 탐색과 은밀한 경고가 깃들어 있었다. 말을 맺은 후 그는 고개를 돌려 전강훈을 향해 물었다. “명양왕도 그렇지 않습니까?” 겉으로는 웃는 얼굴로 한담을 건넨 듯하였으나 그 말은 차라리 모욕에 가까웠다. 경성에선 명양왕과 혼약을 맺은 여인이 삼황자에게 연정을 품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로 인해 세 사람 사이가 묘하게 얽혀 있었는데 지금처럼 공개 석상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심화영은 저도 모르게 전강훈을 향해 미안한 눈길을 보냈다. 본래 자신이 그토록 많은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이런 모멸을 전강훈이 감당할 일도 없었을 터였다. 그러나 전강훈의 눈빛엔 아무런 흔들림이 없었다. 다만 그녀가 오늘따라 자꾸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의아했을 뿐. 그러나 내색은 하지 않고 조용히 삼황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삼황자께서 저와 혼약을 맺은 여인에 대하여 참으로 마음이 깊으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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