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화
‘이생에는 날 위하여, 그리고 내 마음속에 깊이 품어준 이 소중한 가족들을 위하여, 반드시 살아내리라! 그 누구도 이들을 털끝만큼도 해칠 수 없게 하리라!’
고윤희가 심철호의 어깨를 툭 내리쳤다.
“취했거든 어서 가서 누우세요. 괜히 애 울리기는...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는 웃어야 복이 오는 법이잖아요.”
그러고는 심철호를 홱 잡아끌었다.
“자자, 갑시다, 얼른 누워서 쉬세요.”
그러면서 전강훈을 향해 말했다.
“전하, 어서 우리 화영이 달래 주세요.”
말을 마치자 심여진을 데리고 심철호를 부축하여 나가 버렸다.
눈 깜짝할 사이, 방 안에는 전강훈과 심화영 둘만이 남았다.
불과 반 시각 전만 해도 날카롭게 눈빛을 세우던 여인이 지금은 울음에 젖은 고양이처럼 변해 있었다.
긴 속눈썹에는 눈물이 알알이 매달려 있고 절세의 용모에 어쩐지 흐트러진 기색이 더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전강훈은 나직이 웃음을 터뜨렸다.
“강훈 오라버니가 안아 주면 울음은 그칠 것이오.”
세월이 이리도 흘렀건만 기억이 돌아온 지금의 그녀가 우는 모습은 어린 시절과 다름이 없었다.
그는 마음 한켠이 따스해져 그녀를 품 안으로 이끌었다.
두 손으로 그녀의 작은 얼굴을 감싸 눈가에 입을 맞추며 부드럽게 불렀다.
“화영아.”
이제는 예전처럼 낭자라고 부르지 않았다.
심화영은 흐느끼며 두 팔로 그의 목을 힘껏 끌어안았다.
“송구합니다...”
조금은 서러운 듯, 마치 오랜 유랑 끝에 집을 찾은 길 잃은 고양이처럼 낮고 여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 파란 옥이 오라버니께서 남궁도윤 공자에게 전하여 제게 주신 것임을. 오늘 아침, 언니가 저를 쫓아 뜰로 나서시던 그 순간, 갑자기 많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고개를 숙여 보니 그 옥 위 푸른 빛이 이미 반이나 바래 있더이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오라버니께서 친히 주지 못하고 남의 손을 빌리시게 한 것...”
“어리석소.”
곧 전강훈은 심화영을 꼭 안았다. 고르고 달콤한 심화영의 목소리에 가슴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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