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화
안타깝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죽었고, 필사적으로 모은 은전도 전부 마담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성에서 온 고관대작을 접대했을 때는 단지 노래만 부르기로 했었는데 결국 술에 취해 회임까지 하게 되었던 것.
이것이 유씨 부인의 운명이었다.
걷고 있던 유씨 부인은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심화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백세민에게 얼른 부축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백세민이 유씨 부인을 부축하여 돌아간 후, 심화영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송연정을 쏘아보다가 전강훈이 타고 있던 바퀴 의자를 밀며 자리를 떴다.
‘인정머리 없는 년 같으니라고.’
다행히도 심화영의 주변에는 정이 넘치는 심씨 가문의 사람들과 전강훈이 있었다.
심화영과 전강훈이 사라지자, 사람들의 욕설이 터져 나왔다.
“송연정이란 년은 참으로 못돼먹었소이다. 유씨 부인이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건만 어찌 그런 망발을 내뱉을 수 있는지. 물과 불이 서로 침범하지 않는 것처럼 서로 남남으로 지내겠다니.”
“그녀와 비교하면 심화영은 천사와 다름없구먼.”
“누가 아니라든가. 예전에는 다들 심화영을 믿을 수 없다고 했었지. 만약 심화영이 모함당하지만 않았어도 얼마나 빛났을지... 어찌 되었든 송연정은 심화영의 발끝에도 못 미쳐.”
“캭, 퉤!”
“저런 년이 손 상서 댁의 큰아가씨라니.”
“빌어먹을 년 같으니라고.”
“...”
사람들이 비아냥거리며 뿔뿔이 흩어졌다.
바닥에 무릎 꿇고 있던 송연정은 화가 치밀어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마치 세상에 버려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나 손 상서 댁이라는 큰 기둥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손 상서와 손씨 노부인을 향해 예를 차렸다.
“송연정, 아버지와 어머니께 인사 올립니다.”
“누가 네 어미란 말이야!”
치욕을 당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체면을 구겼던 손씨 노부인이 차갑게 말했다.
송연정의 얼굴을 발로 차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그녀는 꾹 참았다.
“비록 나와 같은 지붕 아래 살고 있으나 내 눈에 띄지 마라. 만약 내 앞에서 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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