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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송연정은 불쌍한 척하며 손 상서에게 압력을 가했다. “그 사람은 이모님만 알고 계십니다. 저도 겨우 두 번밖에 못 봤는지라...” 손 상서는 복잡한 눈빛으로 송연정을 쳐다보았다. ‘이 두 사람이 모두 죽는다면 계획이 물거품이 될 것이니 일단은 그 사람과 연락 취하는 일을 유씨 부인에게 맡기고 그게 여의치 않다면 연정을 시켜 찾아보라고 해야겠어. 그건 그렇고 강훈 전하의 내공이 무시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러서 묘책이 없는 한 그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기가 쉽지 않아.’ 생각에 잠겨있던 손 상서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부인이 너를 죽이려 한다는 말은 누구에게서 들었느냐?” “연지가 손씨 노부인의 시녀에게서 들었다고 합니다.” 송연정이 말하며 손 상서의 반응을 살폈다. 손 상서가 화내지 않는 것을 보고 송연정은 작은 목소리로 이간질을 시도했다. “그래도 손씨 가문의 일은 한 집안의 가장이신 아버지께서 결정하시는 것이 도리인데...” 송연정이 정곡을 찌르자, 손 상서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만 일어나거라. 아랫것들에게 네 처소를 마련해주라고 이르겠다. 이 댁에 들어온 이상 넌 손씨 가문의 큰아가씨나 다름없으니 푸대접받는 일은 없을 거다.” “고맙습니다, 아버지.” 이제야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가자, 송연정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손 상서가 떠나고 나서 그녀는 음흉한 눈빛으로 후작 댁 쪽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심화영, 언젠간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해주겠어.” 돌아오는 길에 심화영은 송연정이 한 말을 곱씹다가 저도 모르게 불안감에 휩싸였다. “앞으로 그들이 어떻게 우리를 상대할 것 같습니까? 오라버니의 실력을 보고 두려움에 떤 손씨 가문, 삼황자 전하, 그리고 폐하께서 손을 잡는다면...” 전강훈은 걱정 가득한 심화영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지금 내 걱정을 하는 것이오?” 단단한 그의 목소리가 심화영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심화영은 진지하게 말했다. “연정이 전에 말했지요. 제가 오라버니와 혼인한다면 과부가 될 거라고. 그 말인즉, 오라버니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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