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화
전강훈이 후작 댁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심화영은 떠났다.
하지만 그녀가 몸을 돌리자 마자 전강훈은 다시 문밖으로 나와 그녀가 길 모퉁이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나서야 바퀴의자를 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전강훈이 정식으로 혼담얘기를 꺼냈던지라 후작 댁 전체가 흥겨운 분위기로 가득차 있었다.
고윤희가 이미 곳간 관리인들에게 혼례 물품을 챙기라고 지시해 두었던 터라 이에 대해 심화영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심화영은 안화원에 들러 고윤희에게 문안인사를 건넨 후, 서둘러 서풍원으로 향했다.
서풍원 입구에 혼자 서 있던 연지가 심화영을 본 순간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백세민이 심화영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며 보고했다.
“유씨 부인이 혼수상태에 빠진 후로 깨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화살의 상처가 너무 깊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눈을 꼭 감은 채로 말입니다. 일부러 눈을 뜨지 않으려는 것 같기도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간 심화영이 침대 위에 있던 유씨 부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죽은 사람처럼 움직임이 미미했고, 옷에 깊이 스며든 핏자국은 검붉은색으로 변해있었다.
복잡한 심경을 뒤로 하고 심화영이 말을 꺼냈다.
“너는 가서 연지를 심문하거라. 난 상처에 약을 바른 후에 가도록 하겠다.”
“예.”
백세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나섰다.
유씨 부인의 옷을 잘라 상처를 확인한 후, 심화영은 지혈과 치유를 돕는 약을 바르고 나서 상처를 감쌌다.
진맥해 보니 맥은 불규칙하게 간헐적으로 뛰고 있었다.
이는 전형적인 부정맥으로, 비장과 위, 신장이 점차 쇠약해지다가 심신이 미약해져서 결국 죽게 되는 증상이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상처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다.
‘참으로 이상하네. 세민의 말대로 유씨 부인이 살고 싶지 않은 것인가? 그렇다면 이는 마음의 상처 때문일 터. 유씨 부인에게 물어야 할 말들이 많은데 어떡하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심화영은 은침 세 개를 꺼내 유씨 부인에게 침을 놓고 일각이 지난 후에야 방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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