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화
심화영은 속으로 심진성을 걱정했다. 만일 흠천감에서 그녀를 화근이라 지목한다면 그 화근의 친오라버니인 심진성을 폐하 곁에 두는 것이 불안하다 여겨질 터, 그리되면 심진성마저 화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였다.
심화영은 무거운 마음으로 방에 들어갔다.
곧 고윤희가 다가와 반기며 말했다.
“화영아, 네가 입을 의복을 모두 준비하였으니 얼른 갈아입고 입궐하자꾸나.”
심화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방에 따라 들어가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며 고윤희에게 물었다.
“어머니, 조 내관이 조금 전 무엇이라 말씀하셨습니까?”
“별다른 말은 없었느니라. 이황자와 문귀비 일을 언급하지도 않았지. 다만 전하께서 명하시길, 네가 민 어의와 함께 황후 마마를 뵙고 침술을 베풀라 하셨다더구나. 하지만 나는 네가 걱정되어 함께 입궁하려는 것이다.”
고윤희 또한 옷을 갈아입었으나 배가 크게 불러 있어 심화영은 근심스레 말했다.
“어머니, 만삭이신데... 문귀비에게 꼭 가야만 합니까? 차라리 제가 어머니 대신 가겠습니다.”
혹여 입궐하여 변고라도 생긴다면 그녀는 평생을 두고 후회할 것이다.
게다가 고윤희의 태기가 불안정한 것은 지난날 연남산에서 그녀가 겪은 소동 때문이니 더욱 그러했다. 이제 겨우 며칠 안정을 취했을 뿐인데...
고윤희가 이 말을 듣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화영아, 네가 어미를 아끼는 마음은 잘 안다. 하지만 문귀비는 폐하의 깊은 총애를 받는 분이시고 또 너의 윗사람이 아니냐. 다른 건 몰라도 예법만으로도 너를 누를 수 있다. 이 며칠 네가 지은 약을 쓰고 몸이 한결 편해졌으니 함께 가자꾸나. 아직 조회가 끝나지 않았으니 네 아버지도 금란전에 있을 터, 감히 함부로 굴지는 못할 것이다.”
심화영은 끝내 거역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채비를 마친 모녀는 계집종 난옥과 여장을 한 백세민을 데리고 궁궐로 향했다.
다행히 궁문 앞에서 맞이하는 궁녀가 있어 무사히 입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궁인 봉서궁에 다다랐다.
여름이라 꽃들이 만발하고 녹음이 우거진 그곳에 고색창연한 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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