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1화
민현욱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정비 마마는 참 알 수 없는 분이십니다.”
정비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러나 그녀가 대답할 틈도 없이 민현욱이 황제를 향해 돌아서며 입을 열었다.
“이것은 향비고이옵니다.”
쾅.
그 한마디에 황제가 눈을 번뜩이며 옆에 있던 물건을 쓸어엎었고 바닥에 사기그릇이 부서지고 물이 튀었다.
“향비고가 무엇이냐?”
황후가 놀라서 물었다.
그녀는 영문을 몰라 멍한 얼굴이었다. 혹시 자신에게 쓰인 약인 줄 알고 놀랐는데 황제는 대답 대신 벌떡 일어나 정비의 명치에 발길질을 꽂았다.
“이 악독한 것!”
정비는 아무런 방어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고 황제가 손에 있던 병을 움켜쥐어 그대로 정비의 얼굴에 내던졌다.
“짐은 네 봉의궁에서 한시라도 편히 잘 줄 알았다! 그런데 향비고라니! 구연국의 요사스러운 무리와 내통해 짐에게 올리는 향에 독을 치다니! 아직도 모른 척할 셈이냐!”
“짐이 갈 때마다 네가 직접 향을 피웠다! 이 향내를 짐이 모를 줄 알았느냐!”
황제는 사납게 호통치며 주먹과 발길질을 퍼부었고 정비는 맞아 쓰러진 채 온몸으로 바닥을 기어 구석에 몰려 머리를 감싸 쥐고 흐느꼈다.
손홍철은 그 광경을 보고 온몸이 돌처럼 굳었고 속이 싸늘해졌다. 망했다. 이제 정말 다 끝장이었다.
삼황자에 이어 정비까지 이렇게 되면 삼황자 일파는 그대로 무너진다.
손홍철은 미간을 찌푸리며 정비를 바라봤다.
“정비 마마, 이 일을 어찌 해명하시겠습니까?”
그러나 한순간 머릿속이 번쩍이며 생각이 정리됐다. 지금은 상서 댁을 보호하는 것이 먼저였다. 오늘 이 일에 상서 댁이 말려들게 할 순 없었다.
정비는 온몸이 아프고 입가엔 피가 흘렀다. 이마에서 줄줄 흐르는 피를 닦을 틈도 없이 그녀는 손홍철을 올려다봤고 눈빛 속 절망이 더욱 짙어졌다.
원래라면 손홍철이 그녀를 변호해 줘야 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마치 방금 사실을 알게 된 사람처럼 굴며 그녀를 버리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비의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반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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