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4화
민현욱이 다시 고개를 저었다.
“설현수 어르신은 이미 노쇠하여 머리의 경락이 복잡해 조금만 실수해도 옥체를 다칠 우려가 있사옵니다. 지난번에 소인이 어르신을 뵈었을 때, 술에 취해 강가에 앉아 하세월을 읊조리며 자신의 침술은 이미 화영이만 못하다고 하였사옵니다.”
황제는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차마 설현수에게 침을 맡길 수 없었다. 머리에 놓는 침인데 만에 하나 그 자리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하게 되면 어찌한단 말인가.
심화영은 말할 것도 없었다. 황제는 결국 이를 갈며 내뱉었다.
“이 일은 다시 의논토록 하자. 짐이 이 며칠은 조정 일로 분주하니...”
말을 마치고는 심화영을 돌아보았다.
“너는 먼저 귀의와 함께 황후의 몸을 돌보도록 하거라.”
“명을 받들겠나이다.”
심화영은 공손히 고개를 숙여 황제를 배웅했다.
심진성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이 뒤따라 나갔다. 그러나 마음속이 간질거려 견딜 수 없었고 그녀를 끌고 구석으로 가서 사흘 밤낮을 붙잡고라도 이야기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총명무쌍하다고 칭송했으나 그는 오히려 자신의 셋째 여동생이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니, 오히려 그녀는 모든 일을 예견이라도 하는 듯 이상했다.
심진성은 심화영이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그녀의 과거는 어떤지, 앞으로 무엇을 할지, 모든 게 궁금했다.
심화영은 그 시선을 느끼고 등골이 움찔했으나 그저 가볍게 웃어넘겼다. 어차피 지금은 그도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내 방 안에 황후, 대황자 원시경, 고윤희, 심화영, 민현욱 다섯만 남았다. 대황자 원시경이 돌아서서 심화영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했다.
“오늘 화영 낭자 덕을 많이 보았소. 낭자는 총명무쌍할 뿐 아니라 의술 또한 뛰어나니, 낭자가 황후 마마를 돕는 것은 나의 큰 영광이오.”
그야말로 대놓고 호의를 드러낸 셈이었다. 이런 인재를 곁에 두고 싶지 않은 자가 어디 있으랴.
대황자와 황후는 이 궁 안에서 정비와 삼황자 모자를 상대로 무려 이십 년을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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