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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심화영은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은 채 고요히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전생에는 끝자락에야 서로의 민낯을 드러냈기에 그전까지는 그녀 또한 이토록 뻔뻔하고 치졸할 줄을 알지 못했었다. 송연정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는데도 아직 백합꽃처럼 순결한 척 오히려 그녀를 헐뜯는 계략을 꾸미고 있었다. 더욱이 그 말이라는 것도 제법 능청스러웠으니 결국 그녀의 의도대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말았다. 점차 가라앉던 전태산의 분노도 다시금 치솟았다. “붙이다니? 감히 우리 왕부의 혼약을 개차반쯤으로 여기는 것이냐? 그딴 게 무슨 개질풀이라도 되는 줄 아느냐!” 개질풀이란 말이 심화영의 가슴을 찔렀다. 예전에 그녀가 전강훈을 비웃을 때 곧잘 하던 말이었다. 허나 이 순간 전태산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모진 비수처럼 되받아 꽂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전강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마치 바늘 끝에 찔린 듯 미세하나 날카로운 아픔이 있었다. 심화영의 심장은 순간 저릿하게 울렸고 그 마음을 억누른 채 송연정을 깊이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말솜씨 하나는 탁월하십니다.” 송연정은 말문이 막혔다. ‘어째서 죽을 날이 코앞인데 이리도 태연한 것인가?’ 무언가 더 말하려는 찰나, 전태산의 천둥 같은 고성이 그녀 말을 끊어냈다. “개질풀이라면 오늘 이 자리에서 껍질을 벗기더라도 찢어 버려야겠다! 여봐라, 당장 들어오거라!” 심화영은 눈을 번뜩이며 동그랗게 떴다. 전강훈이 개질풀이라면 그 껍질을 벗긴다는 말은 곧 그녀의 살을 찢겠다는 뜻이었다. 그 순간, 왕부의 호위무사들이 검을 뽑아 그녀를 향해 겨눴다. 송연정은 속으로 기뻐하며 심화영이 그 검날 아래서 쓰러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내 전강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공간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모두 물러나거라!” 심화영은 그를 향해 조용히 미소를 짓고는 시선을 돌려 송연정을 비웃듯 바라보며 말했다. “언니, 기뻐하기엔 아직 이르셨나 보네요. 전하께서 저를 죽이기 아까우신가 봅니다. 그럼 어쩌죠?” “너!” 송연정의 치솟는 질투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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