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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정비는 처음엔 변명할 생각이었다. 삼황자와 오공주를 낳아 황실에 공을 세운 몸이니, 잘못이 있다 해도 지난 정을 생각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황제의 호통은 그녀의 모든 길을 끊어버렸다. 그렇다. 정비는 황제에게 향비고를 썼다. 그런 죄를 저질러 놓고 어찌 용서를 바랄 수 있겠는가. 게다가 황제는 이미 삼황자와 오공주의 혈통마저 의심하고 있었다. 공로를 내세웠다간 도리어 분노만 키울 뿐이었다. 정비는 끝내 말을 삼켰다. 그 대신 눈에 독을 담아 심화영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는 산 채로 살을 찢어 삼키고픈 살의가 가득했다. 그러나 심화영은 차갑게 웃으며 맞받았다. “정비마마, 어찌 저를 그리 노려보십니까. 제가 사 내관과 부정을 저질렀습니까. 제가 방준서를 풀어주었습니까. 아니면 제가 향비고를 건네 정비마마께서 폐하께 독을 쓰게 하였습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더욱 매섭게 가라앉았다. “지금 정비마마의 눈빛만 본다면, 마치 제가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꿈에 나타나 정비마마를 부추겨 이런 짓을 시킨 듯하지 않겠습니까.” 심화영은 이제 겨우 열다섯. 반면 정비는 궁에 몸담은 지 삼십 년 가까이 되었다. 어찌 이 모든 죄가 심화영과 연관되겠는가. 결국은 정비 스스로 자초한 업보일 뿐이었다. “이 년이...!” 정비는 이를 갈다 끝내 울분을 삼키지 못하고 입안 가득 검붉은 피를 토해냈다. 황제는 역겨움에 치를 떨며 소리쳤다. “저 죄인을 당장 끌어내라! 더럽혀 내 앞을 가리게 두지 마라!” 곧 내시들이 달려들어 정비를 끌어냈다. 잠시 뒤, 궁문 밖에서 천지를 울리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아악!” 귀를 찢는 듯한 그 비명에 방 안은 얼어붙었다. 전강훈과 황제만이 태연했고 심화영은 오히려 눈을 내리깔았다. 그 얼굴에는 연민도 두려움도 없었다. 오직 인간을 초월한 무정함만이 깃들어 있었고 그 눈빛은 마치 이 세상을 재단하는 심판관처럼 천지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전생에 쇠사슬이 어깨뼈를 꿰던 고통을 겪었던 이는 다름 아닌 심화영이었다. 그러나 오늘,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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