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3화
심화영은 순간 멈칫하더니 모래시계를 흘끗 보았다.
“조금은 있습니다. 오라버니, 무슨 일 있으십니까?”
심철호는 그 말을 듣자 곧장 심진성을 흘겨보며 꾸짖었다.
“한밤중에 네가 오라비랍시고 제대로 자지도 않고 계집애 잠을 깨우는 게 무슨 짓이냐! 어서 방에 들어가 자거라!”
심화영이 친딸이 아님을 그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혈연으로는 심진성과 아무 연관도 없다.
깊은 밤, 청춘 남녀가 함께 있는 모양새가 자칫 좋지 못하게 비칠 수 있었다.
게다가 요즘 들어 심화영은 점점 빛을 발하고 있었고 자신의 아들은 겉으론 점잖은 듯해도 속내는 제법 야성적인 구석이 있었다.
그러니 괜한 화근이 되어선 안 되었다.
심진성은 그 말에 바른 자세로 미소 지으며 대꾸했다.
“아버지 말씀이 옳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밤이 깊었으니 제가 셋째를 데려다 주고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 그러거라.”
심철호는 대답하면서도 심화영을 바라보는 눈빛에 애틋함이 어려 있었다.
“좀 더 푹 자거라. 요 며칠 네가 밤새우는 바람에 눈 밑이 까맣구나. 무슨 일이 있으면 아비께 먼저 말하거라. 혼자서만 바보같이 뛰어들면 안 된다. 알겠느냐?”
엄한 듯한 당부였지만 그 말에 심화영은 눈물이 맺혀버렸다.
“네, 아버지. 명심하겠습니다.”
“어서 가보거라.”
심철호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심화영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감정을 꾹 누르며 터질 듯한 눈물을 억지로 삼켰다.
그리고 오라버니를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그럼 오라버니께서 저를 데려다주시겠습니까?”
심진성은 입꼬리를 올리고 그녀를 따라나섰다.
두 사람은 앞뒤로 나란히 안화원을 나서 어두컴컴한 길을 걸었다.
그러다 심진성이 슬쩍 앞으로 나서며 불쑥 팔을 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쳤다.
“술 한잔하겠느냐?”
심화영은 순간 몸이 굳어버렸으나 곧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무심히 그의 손을 흘끗 내려다보았다.
“오라버니, 혹 제게서 뭔가 캐내려는 거 아닙니까?”
“...”
심진성은 속내를 들킨 듯, 얼버무리며 웃었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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