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2화
심화영은 고개를 들어 심진성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뇌리에 아득히 들려오는 송연정의 싸늘한 웃음소리가 스쳤다.
“황제가 붕어하시고 삼황자가 등극하였다. 이제 심씨 가문은 그저 희생양일 뿐! 오늘 새벽, 심씨 가문의 남정네들은 모조리 능지처참을 당해 그 피가 단두곡의 눈을 붉게 물들였도다. 네가 무슨 변명을 더 할 수 있느냐!”
곧이어 들려온 원태영의 냉혹한 음성.
“네가 나를 도와 명양왕을 제거한 공을 감안하여 심씨 가문 여인들의 목숨은 거두지 않겠다. 그러나 네 장녀, 네 어린 여동생, 네 적녀를 비롯해 집안의 삼십여 명은 모조리 관기로 충발 될 것이니라.”
그 순간, 심화영은 목구멍이 탁 막히며 입안의 족발 맛조차 사라졌다.
정신을 차린 심화영은 반쯤 뜯어 먹던 족발을 내려놓으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아무런 대단한 목적은 없다만 마지막에 외롭게 쓰러져 가는 신세만은 피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녀의 눈빛이 점차 차갑게 가라앉았다.
“황제의 아들들이 왕위를 다투는 것은 그들 집안의 일일 뿐. 그러나 누구의 머리에 왕관이 씌워지든 심씨 가문은 그들의 두려움과 배척의 대상이 될 터입니다. 그러니 단 한 번의 틈만 주어도 저희는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될 것이지요.”
잠시 숨을 고르던 심화영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저는 그런 결말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화를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 뿌리를 미리 잘라 내는 것뿐이니 차라리 먼저 칼을 쥐는 것입니다.”
그녀는 손을 씻듯 닦아내며 목소리는 점점 메마르고 쉰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눈동자에는 오직 사납고 독한 기운만이 남았다.
“삼황자가 풍파를 일으킬 때, 본래 황제는 눈감아 주셨습니다. 손수 나서기 곤란하니 오히려 삼황자가 저희 두 집안을 짓누르는 것을 묵인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삼황자가 화를 입은 뒤에는 황제는 저희를 더욱 경계하실 터. 제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다시는 감히 누구도 심씨 가문을 손쉽게 짓밟지 못하게 하는 것뿐입니다.”
방 안은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심철호와 심진성 두 사람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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