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화
전강훈은 마차에서 내리고 가파른 산세를 올려다보며 강구를 돌아보았다.
“너는 이만 돌아가라.”
강구는 그가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두 다리를 보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전하! 단설벽 남쪽은 만 길 낭떠러지요, 북쪽은 절벽처럼 깎아지른 바위산입니다. 잘못 디디기라도 하면 곧장 떨어져 뼈도 못 추립니다. 이제 두 다리도 불편하시니 앞에 매복이 없더라도 홀로 오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고 눈물은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 떨리는 목소리였다.
“더구나 봉강검도 지금 손에 없는데 저들 손에는 아씨가 매여 있지 않습니까? 분명히 전하를 죽음으로 꾀려는 덫입니다! 부디 사람을 모은 뒤 움직이시지요. 그렇지 않으면 전하의 무공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한들 이 위험을 막아내기 어렵습니다!”
강구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금 그가 두려운 것은 전강훈이 심화영을 위해 이성을 놓아버릴까 하는 점이었다.
하지만 전강훈은 강구의 말을 묵묵히 들으며 앞만 응시했다.
산세는 험하고 길은 아득히 가팔랐다.
지금의 그로서는 경공을 써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정상에 다다르면 이미 내력이 소진되어 전투는 불가능할 터였다.
한 치 앞도 보장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길.
그러나 위에 심화영이 있다면 설령 앞이 칼산 불바다라 해도 마다할 수 없었다.
“너는 돌아가 사람을 데려오라. 그리고 전하라. 이제부터 칭천감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그의 눈빛이 살벌하게 차가워졌다.
‘감히 내가 가장 아끼는 이를 건드렸으니 반드시 피의 보복으로 되갚아주리라.’
강구는 넋을 잃고 전강훈을 가만히 쳐다봤다.
솔직히 너무 붙잡고 싶었으나 마주한 눈빛이 너무나 서늘해 더는 말할 수 없었다.
“소인, 곧장 다녀오겠습니다.”
강구는 눈물을 머금은 채 몸을 돌려 달려 내려갔다.
남아있던 전강훈은 나무줄기를 붙잡아 힘을 빌리며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봉강검도 없고 두 다리마저 불구가 된 몸, 지금 그의 전투력은 반토막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 심화영이 있다면 어떠한 고통도 무릅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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